북, 간부·당원에 자아비판과 올해 투쟁목표 제출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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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각 분야별 간부들이 새해 들어 2주째 8기 6차노동당 전원회의 보고서를 학습하느라 여념이 없다는 소식입니다. 간부들은 전년도에 대한 자아비판과 함께 올해 자기가 맡은 단위의 투쟁목표와 그 수행방도를 세워 제출해야 한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 혜산시의 한 기업소 간부 소식통은 10일 “지금 전국적으로 8기 6차당전원회의에서 나온 김정은총비서의 보고내용에 대한 학습이 진행되고 있다”며 “특히 각 지역의 당 및 행정 간부들과 공장 기업소의 책임 간부들은 2주째 집체적으로 모여 전원회의 보고에 대한 학습과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간부들의 학습과 토론은 이달 중순(1월 14일)까지 보름간 진행된다”며 “시내 각 공장 기업소의 지배인과 초급당비서들은 새해가 시작되어 지금까지 열흘 넘게 아침 일찍 자기 단위에 출근해 필요한 지시를 주고는 곧바로 각각 시에서 진행되는 당간부와 행정 간부 집중 학습에 참가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주까지는 전원회의 보고 사상과 내용을 기본으로 학습했고 이번 주부터는 지난 2년간 5개년계획 수행에서 자기 단위의 결함과 원인, 교훈을 분석하고 올해 투쟁 목표와 실행 대책에 대해 토론하는 방식으로 학습하고 있다”며 “이번 주 토요일까지는 구체화된 투쟁 목표와 실행 방도를 제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간부들은 패배주의와 기술신비주의에 빠져 당의 강성국가 건설에 투신하지 못한 데 대한 자기 비판서도 써서 바쳐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은 전원회의에서 한 김정은의 보고를 나라의 부흥과 발전을 위한 불멸의 기치라며 추켜세우고 있다”면서 “하지만 간부들이 학습한 전원회의 보고 내용에는 지금 나라가 처한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할 뚜렷한 정책과 방도는 전혀 제시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당국은 당과 국가의 고민과 걱정을 자기 것으로 여기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이 진짜배기 충신이고 애국자임을 강조하면서 모든 일꾼(간부)들이 주민들을 적극 조직 동원해 ‘없는 것은 찾아내고 모자라는 것은 만들어내는 자력갱생의 혁명정신’을 높이 발휘할 것을 거듭 강요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 온성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10일 “지금 노동당, 청년동맹, 직맹, 여맹 등 각 조직별로 전원회의 보고내용에 대한 학습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일반 노동당원과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학습은 지금까지 매월 2회, 각각 1시간 30분 정도 하는 것이 보통이었다”며 “하지만 이번 전원회의 보고 내용에 대한 학습은 2번에 걸쳐 총 4시간 진행되었는데 앞으로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은 전원회의 결정관철을 위한 사업에서 당원들이 앞장설 것을 중요하게 강조하고 있다”며 “매 노동당원들은 청년을 비롯한 비당원 근로자들을 각성 분발시키기 위한 사상교양과 5개년계획수행을 위한 경제과업 목표 달성, 비사회주의 행위를 척결하기 위한 대중투쟁 등 사상·경제·문화 부문으로 구성된 개인 결의 목표를 세워 제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8기 6차당전원회의를 계기로 노동당이 무슨 큰 변화와 발전이 일어날 것처럼 집중학습이요, 궐기대회요 하면서 주민들을 들볶고 있다”며 “하지만 당국의 선전과 주장처럼 이미 거덜이 난 경제가 올해 안에 회복되고 주민 생활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는 주민은 한 명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