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오는 4월에 치뤄질 한국의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것을 공식 선언했습니다.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2016년 8월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망명해 화제를 모은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태 전 공사는 11일 국회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오는 4월 15일로 예정된 한국의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 한국의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태 전 공사는 한국의 국회의원으로 당선된다면 북한의 외교관으로 근무하면서 얻은 북한 정권에 대한 이해와 경험을 바탕으로 통일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 저는 대한민국의 그 누구보다 북한 체제와 정권에 대해 깊이 알고 있습니다. 이런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정부의 통일정책이 무조건적인 퍼주기 방식이나 무조건적인 대립구도가 아니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하여 남과 북의 진정한 평화통일을 위한 현실적인 통일정책, 국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진정한 통일정책이 입안되고 실천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또 의정활동을 통해 한국 내 탈북민들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태 전 공사가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다면 탈북민 최초로 지역구에서 뽑힌 한국 국회의원이 됩니다.
각 정당의 추천을 받아 선출되는 비례대표와 달리 지역구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려면 지역 내 유권자들로부터 가장 많은 표를 얻어야 합니다.
지난 2012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탈북민 출신인 조명철 전 의원이 당선된 바 있지만 당시 조 전 의원은 지역구 국회의원이 아닌 비례대표로 선출됐습니다.
앞서 지난 1월 자유한국당에 영입된 탈북민 출신 북한인권운동가 지성호 나우(NAUH) 대표는 비례대표로 나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태 전 공사는 자신이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선출된다면 북한에도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 평생을 북한의 외교관으로 활동했던 태영호같은 이도 대한민국의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으로 대한민국 국민들에 의해 직접 선출되는 지역의 대표자로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을 북한의 주민들과 엘리트들이 확인하는 순간 우리가 바라는 진정한 통일은 성큼 한 걸음 더 다가올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출마를 결심한 배경에 대해서는 북한에서 온 청년들을 한국 정부가 북으로 돌려보낸 것을 보고 좌절감을 느꼈다며 이러한 일을 막기 위해 의정활동을 해야겠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동해에서 나포된 북한 주민 두 명이 오징어잡이 배에 함께 타고 있던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했다고 판단하고 이들을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한 바 있습니다.
또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국에 도착한 날부터 북한 정권은 비핵화 의지가 없다고 이야기해왔고 북한은 실제로 비핵화를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태 전 공사의 도전을 환영한다고 말하며 태 전 공사가 수도권 지역에서 출마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