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북특사단, 김정은 만나…“확고한 비핵화 의지 전달할 것”

0:00 / 0:00

앵커 :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대북특사단이 평양에 도착해 김정은 위원장과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수석특사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번 방북을 통해 문 대통령의 확고한 비핵화 의지를 북한에 전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 대표단은 평양 도착 3시간 여 만인 오후 6시 전격적으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습니다.

김 위원장이 남측 인사와 만난 것은 2012년 집권 이후 처음입니다.

면담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문 대통령의 친서와 함께 구두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친서에는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정착에 대한 문 대통령의 구상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큰 틀에서의 한반도 평화정착 방안과 함께 정상회담을 비롯해 남북관계 전반에 대한 포괄적인 협의가 이뤄졌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간의 대화와 관계개선의 흐름을 살려서 한반도의 비핵화와 진정하고 항구적인 평화를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대통령의 확고한 뜻과 의지를 분명히 전달하겠습니다.

이후 이어진 만찬에는 대북 특사단 전원이 참석했고, 북측에선 김정은 위원장 외 누가 참석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대북 특사단은 정 실장을 비롯해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등 모두 5명입니다.

이번 특사단 파견은 북한이 평창 올림픽에 김여정 특사를 보낸 데 대한 답방 차원으로, 비핵화를 주제로 한 미북대화를 중재하는 것이 핵심 목표입니다.

특사단에 이례적으로 장관급 인사 두 명을 포함시킨 것도 비핵화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하고, 미북대화를 반드시 성사시키겠다는 문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란 분석입니다.

정의용 실장은 대미 라인의 핵심 인사로서 핵문제에 대한 북한의 의중을 파악한 뒤 이를 워싱턴에 전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입니다.

서훈 국정원장은 과거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에 관여하며 대북협상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에서 북한과 내실있는 대화를 나눌 적임자로 꼽힙니다.

관건은 비핵화를 전제로 한 미북대화에 김정은 위원장이 호응할지 여붑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를 논의하고자 하는 문 대통령의 입장을 모를 리 없는 김정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초청 의사를 밝힌 만큼 북한이 핵 문제에 대해 기존과는 다른 타협안을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 소식통은 특사단이 비핵화와 관련해 북한으로부터 얼마나 진전된 태도 변화를 끌어낼 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특사단은 6일 오후 한국에 돌아와 귀국 보고를 한 뒤 곧바로 미국을 방문해 방북 결과를 설명할 예정입니다.

한국 정부가 북한에 특사를 파견한 것은 지난 2007년 8월 김만복 당시 국정원장이 2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방북한 이후 11년 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