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안보실장 회동…정상회담 의제 조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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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는 7일 열리는 한일 정상회담의 의제를 조율하기 위해 한일 안보실장이 서울에서 회동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 핵ㆍ미사일 대응을 위해 한일ㆍ한미일 안보협력 증진이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오는 7일 예정된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 의제를 사전 조율하기 위해 3일 한일 안보실장 회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경제안보대화가 진행됐습니다.

3일 한국 대통령실이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조태용 한국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방한한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을 만났습니다.

일본의 국가안전보장국장이 한국을 방문한 것은 9년 만입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조 실장과 아키바 국장은 오는 7~8일로 예정된 기시다 일본 총리의 방한과 관련한 준비 현황을 논의했습니다.

양측은 특히 날로 심각해지는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이 국제사회에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는 점에 공감하고 단합된 대북 대응 과정에서 한일ㆍ한미일이 더욱 긴밀히 공조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습니다.

이와 함께 양측은 한일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안보, 경제, 사회문화, 인적 교류를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계속 구체화해 나가자는 데 의견을 함께 했습니다.

앞서 일본 외무성과 한국 대통령실은 2일 기시다 총리가 7~8일 한국을 방문하고 한일 정상회담이 7일 서울에서 개최된다고 발표했습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지난 3월 16일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 이어 50여일 만에 다시 대좌하게 됩니다.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에 양국이 공동 대응하는 문제를 놓고 집중적인 논의가 이뤄질 전망입니다.

이밖에 강제징용,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한일 간 입장 조율도 논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 대통령실은 2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기시다 총리의 방한을 통해 정상 간 (정례적으로 상대국을 오가는) 셔틀외교가 본격 가동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한일 정상 간 셔틀외교가 마지막으로 이뤄진 것은 2011년입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핵ㆍ미사일 능력 증강, 미중 전략적 경쟁에 직면한 한국의 안보현실을 볼 때 한일관계 개선, 한미일 간 안보협력 증진이 불가피하다는 전문가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박영준 국방대 안보대학원 교수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한일관계 정상화와 대한민국 안보위기 대응 방안’ 토론회에 참석해 발제를 통해 “일본은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유엔사 병력제공국의 지원태세를 강화해줄 수 있는 구조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박 교수는 한미동맹이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유사시 약 4만 5천 명의 주일미군 전력이 한반도에 원활하게 전개되고 일본 내 유엔사 후방기지 7개소를 통한 유엔사 전력제공국들의 전력ㆍ물자 보급체계도 원활하게 작동해야 하는데 한일 안보협력이 윤활유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영준 국방대 안보대학원 교수:주한미군, 한미동맹이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후방지원, 일본의 주일미군, 미일동맹이 제대로 지원할 수 있는 태세가 되어야 합니다. 이 부대들이 한반도에 무슨 유사사태가 발생했을 때는 주한미군을 위해서 지원 나오게 되니까.

박 교수는 한미일 3국의 안보협력 정상화를 바탕으로 후속적인 안보협력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한미일 혹은 호주(오스트랄리아)를 포함한 한미일호 네 나라 간 확장억제 정책연대를 구상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지금까지는 한국, 일본, 호주가 북한의 핵ㆍ미사일 능력 증강에 대해 개별적으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에 의존해왔지만 향후 미국과 상호 정책연대를 형성하고 북한의 공격에 대해 공동으로 확장억제를 행사한다는 태세를 갖추게 되면 억제효과를 한층 더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박 교수는 오는 가을 열릴 예정인 한국ㆍ유엔사 병력제공국가들 간 국방장관 회담에 일본을 참관국가(옵서버) 형식으로 참석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박 교수는 이것이 오는 5월 말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일본이 한국 정상을 초청한 것에 상응하는 조치가 될 것이며 한일ㆍ한미일 안보협력을 공고히 한다는 상징성도 가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기시다 일본 총리의 초청으로 오는 17~19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