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영농철을 앞두고 북한 당국이 지력 개선사업을 지시한 가운데, 공장에서 생산된 소석회 가격이 전국적으로 상승하면서 농장 간부들이 고심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 농업 부문에서 종사하고 있는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지난주 도 농촌경리위원회가 은산군 농업경영위원회를 통해 토지 산성화를 개선하라는 내각 농업위원회의 지시를 각 농장에 전달했다"고 전했습니다.
"올해 알곡증산을 지력 개선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당국의 지시로 각 농장(18곳)에서는 소석회 해결에 나서고 있다"며 "산성화된 토지의 중화제가 소석회"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이어 "은산 소석회 공장에서 생산되는 소석회를 받아가려고 농장마다 공장에 줄을 서는데, 소석회 1킬로에 (내화) 1,500원을 지불해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해 봄철 만해도 소석회 가격은 1킬로에 500원"이었다며 "환율 상승으로 물가가 오르며 소석회 공장 생산물 (가격)도 세배 올랐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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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농장마다 산성화된 토지 면적에 따라 소석회 구입량이 차이 나지만, 한 개 농장에서 100톤 정도는 있어야 한다"며 "소석회 100톤이면 쌀 20톤 가격(미화 6,800달러 정도)이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평안남도에서 시장 환율은 1달러에 22,000원, 쌀 1킬로는 7,500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24일 "해마다 당국은 영농철이 다가오면 산성화된 토지를 개량하도록 강조해왔지만 매해 반복되는 지시여서 대부분의 농장에서는 일부 농경지에 퇴비나 소석회를 뿌리는 데 그쳤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최고존엄이 당 중앙위원회 비서국 확대회의(1.27일)에서 '음주접대'와 인민의 재산을 침해했다며 온천군 당위원회와 우시군 농업감찰기관을 해산하고 해당 간부들을 엄정 처벌하도록 결정하면서 농장 간부들이 긴장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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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산성화된 토지를 개량하려면 소석회가 필요하다"며 "구장시멘트공장 일대에 자리한 소석회공장에서 소석회를 받으려면 시장가격(1킬로에 1,500원)을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에 의하면, 소석회는 광산에서 채취한 석회석을 900~1,000도의 가열로에서 구워낸 생석회를 물과 반응시켜 생산합니다. 생산공정은 복잡하지 않지만 소석회공장에서는 국가에서 원자재를 공급받지 못하고 소석회 주 원료인 석회석과 무연탄을 시장가격으로 구입하기 때문에 소석회도 시장가격으로 판매해야 합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공장과 농장 간 소석회 거래는 농장이 가을에 알곡 현물을 주기로 하고 외상으로 받아갔다"며 "하지만 올해는 소석회 수요가 높아진데다가 작년보다 가격이 3배 상승하면서 공장 측에서 외상거래를 거절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 농장에서 100톤 정도의 소석회를 현금으로 사려면 6,800달러 이상이 필요하다"며 "이에 농장간부들은 도시로 나가 개인 돈주들을 찾아 다니며 이자돈을 꾸느라 고생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손혜민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