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내년에도 도발을 강화해나가는 현재의 기조를 이어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한국 내에서 제기됐습니다. 연말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한국 정부의 대북 관리방안’이라는 제목으로 내놓은 보고서.
안제노 책임연구위원과 이수석 수석연구위원은 이 보고서에서 북한이 내년에도 ‘도발을 현격히 강화하는 방식’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북한이 향후 북한식 ‘강국화’를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한편 또 다른 방식의 이른바 ‘자강’을 역설하면서 독자적인 생존법을 모색·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연구진은 북한이 지속적인 ‘강국화’를 추구하며 핵보유국 지위를 확보하고 도발 명분도 마련하고자 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특히 도발을 통해 한반도 긴장을 지속적으로 조성하고, 인도적 지원과 대화 제의에는 냉담하게 반응하는 대남정책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어 북한이 지금껏 보여온 행태로 미뤄 그간 지속해온 도발 강도를 갑자기 줄일 가능성도 크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은 상태에서 미북 협상을 하겠다는 기존 메시지를 거둬들이기 힘든 상황이 됐고, 특히 김정은 총비서의 위신이 손상될 수 있는 유화책으로의 전환을 당장은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란 설명입니다.
다만 핵실험의 경우 중국이나 러시아의 지지조차 기대하기 어려운 사안인 만큼 대내외적인 여건이 성숙되기를 좀 더 기다릴 것으로 보이며, 당분간 미사일 도발 등의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12월부터 북한의 전통적인 동계훈련 기간이 시작되는 점을 활용해 자신들의 포사격이나 미사일 발사가 도발이 아닌 훈련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핵실험을 위한 최적기를 다시 모색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특히 아직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추가적인 기술적 작업이 남아있는 만큼 올 연말까지는 SLBM 공개실험을 협상 수단으로 활용하려고 시도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연구진은 그러면서 북한이 집중적으로 도발하는 시기에 관심을 뒀던 기존의 방식에서, 북한의 ‘행위’를 중심으로 한 대응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한동안 무력시위가 이어질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도발 시기 보다는 북한이 핵실험이나 미사일 도발을 강행하면 어떤 결과에 직면하게 될 것인지 각인시키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부과하는 편이 효과적일 것이란 설명입니다.
북한의 과거 행태로 미뤄 국지도발이나 한반도의 분쟁지역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습니다.
국제사회가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기울여온 재래식 전력 현대화를 북한이 꾸준히 진행해온 만큼, 오히려 국지 도발이 강화될 가능성을 고려해 대비책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연구진은 이 같은 상황에도 북한의 유화적 공세 등 정책전환 가능성에 대비해 호혜적 대북관리 차원의 계획도 마련해 놓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속된 대북제재로 북한 경제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고, 북한이 이 같은 손실을 최대한 막기 위해 도발보다는 현실과 타협하기로 결정한다면 북한의 핵무력 완성이 오히려 정책전환의 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한국 정부가 북한의 정책 전환 가능성에 대비해 국내외적으로 대북정책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한편, 정책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중장기적으로는 협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