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내 전문가들 “북 SLBM 추정 미사일 발사, 대미 압박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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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한국 내 전문가들은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한 데 대해 비핵화 실무협상을 앞두고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의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의 예비접촉을 이틀 앞둔 시점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발사한 의도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지난 5월 이후 발사된 북한의 발사체들 가운데 위협 수준이 가장 높아 더 주목됩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북한이 SLBM 시험 발사를 통해 대미 메시지를 발신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 잠수함이 미국 인근의 태평양까지 접근해 SLBM을 발사할 경우 미국 서부 일부 지역에 대한 타격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북한이 이 같은 능력을 확보했는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정창욱 한국국방연구포럼 대표 :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대미용'이고 또 '대남용'입니다. 북한 잠수함은 미국 본토까지 도달할 수 있는 태평양 어딘가까지 이동해 미사일을 쏠 수 있다고 봅니다.

이어 정 대표는 “현재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신포급 잠수함으로도 미국을 위협할 수 있다고 본다”며 “북한 SLBM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급의 위협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이번 SLBM이 북극성 계열이 맞다면 단거리 전술미사일이 아닌 중거리 전략탄도미사일”이라며 “지난 7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새로운 잠수함을 돌아봤다는 보도와 연결시켜 본다면 미국으로서는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이 예정대로 진행될지 주목됩니다.

한국 내 일각에서는 미북 협상판 자체가 깨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아직 북한 잠수함이 미국 인근 해역까지 잠항해 SLBM을 발사할 능력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으로서는 기존의 대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김태우 동국대 석좌교수 : 북한 잠수함이 미국 근처까지 접근해 위협할 수 있다는 미국의 평가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또 북한이 당장 ICBM을 쏜 것도 아니기 때문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그만둘 상황도 아닙니다.

북한이 SLBM의 고도를 높여 사거리를 450km로 줄였다는 점에서 대남 시위의 의도도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지난 1일 한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 F-35A 등 한국의 최신 전력이 등장해 이에 북한이 반발했다는 겁니다.

정경두 한국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자리에서 “북한은 그동안 한국군 전력 증강에 대해 비난을 지속한 바 있다”며 “이런 부분들이 이번 SLBM 발사에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내 일각에서는 북한이 대미협상과는 무관하게 미사일 전력을 강화하는 내부적인 무기 개발 일정에 따라 이번 시험발사를 감행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7월 새롭게 건조한 잠수함을 시찰한 것의 연장선 상에서 이번 미사일의 발사 의도를 분석해야 한다는 겁니다. 해당 잠수함은 당시 일부분이 가려진 상태로 공개됐는데 이는 SLBM 발사대로 추정된 바 있습니다.

이 같은 북한의 잠수함 공개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서신 교환 사실을 밝히며 북한에 유화적인 메시지를 발신한 뒤 이뤄져 주목된 바 있습니다.

정창욱 한국국방연구포럼 대표 : 북한은 원래 이 같은 미사일을 발사하기 위한, 즉 투사력을 가지려는 전략을 이미 세워뒀다고 봅니다. 그래서 북한은 현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에 있는 겁니다.

이어 정 대표는 “북한은 ICBM 개발이 완료됐다고 자체 평가하고 그 이후의 수순을 밟는 차원에서 재래식 전력, 미사일 전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통일연구원장을 지낸 김태우 동국대 석좌교수도 “지난 7월 북한이 신형 잠수함을 선보였을 때부터 SLBM 시험발사는 예정돼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