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들 “북 연락선 차단은 명백한 대남 협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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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국 측과 모든 연락 수단을 차단한 것은 한국 정부에 대한 명백한 협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미국의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담당 부차관보는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번 북한 측 조치는 한국을 압박해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조치를 얻어내려는 협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는 유엔 대북제재와 연계돼 있어 한국이 할 수 있는 부분이 제한되지만 북한은 이번 조치로 한국을 압박하면 한국 정부가 제재면제 요청 등 뭔가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는 미국의 관심을 끌려는 것이 아니라 순전히 한국 정부를 겨냥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고든 창 변호사도 같은 날 비슷한 의견을 내놨습니다.

창 변호사는 이번 북한 측의 연락 단절 조치는 남북관계 개선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한국 문재인 정부에 대한 협박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창 변호사: 북한은 한국에 겁을 주려는 겁니다. 북한은 그것이 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관계가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미국 평화연구소(USIP)의 프랭크 엄 선임연구원은 같은 날, 강력한 대북제재에 반발하는 북한이 단거리미사일 발사라든지, 사이버공격, 그리고 군사분계선(DMZ)에서의 총격과 같은 소규모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엄 연구원: 북한은 지금 불만족스러운 겁니다. 대북제재 완화의 진전이 부진한 것과 한국 정부의 무능력함에 대한 불만, 그리고 미국 워싱턴의 강경한 대북정책에 대한 반항적인 도전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번 조치가 경제악화로 고조된 주민들의 불만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은 물론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을 더욱 부각시키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 북한 내부적으로 국제사회의 대북정책과 자체 코로나19 조치로 인한 경제정책 실패, 그리고 그 때문에 발생한 주민들의 고통을 다른 데로 돌리기 위한 것일 수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수잔 손튼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 대행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통신이 가능했을 당시에도 북한은 한국과 많은 연락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모든 통신선 폐기는 북한이 도발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대응하면서 북한 문제에 대한 관심을 계속 유지시키기 위한 상징적인 조치라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미국의 비영리단체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가 9일 마련한 온라인 안보 토론회에서 미국의 허버트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한미 두 나라 대통령 간에 다른 생각이 있을 수는 있지만 한미동맹만은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 지금 굉장히 위험한 때입니다. 양국 간 국민은 물론 군사적 그리고 외교적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