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40차 남북 군사실무회담이 약 17시간동안 진행된 끝에 종료됐습니다. 양측은 구체적인 합의문을 도출하지 못했지만 판문점 선언에 따른 군사분야 합의서 체결을 위한 논의를 거의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의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방부가 40차 남북 군사실무회담을 통해 3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체결할 포괄적 군사 분야 합의서와 관련한 실무협의를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국방부는 14일 “평양 정상회담 계기에 군사분야 합의서가 체결되면 남북 간 군사적 해소와 신뢰구축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가 구체적으로 이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방부는 이번 군사실무회담을 통해 그동안 남북 장성급회담에서 논의된 사안의 이행시기와 방안 등도 협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남북은 약 17시간동안 밤샘 논의를 벌였지만 구체적인 합의문을 도출하지 못했습니다. 국방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합의서 초안이 마련된 것은 아니라고 밝히면서도 “판문점 선언에 따른 군사분야 합의서 체결을 위한 논의를 거의 마무리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남북이 이번 군사실무회담에서 이견을 좁힌 내용을 정상회담의 합의문에 명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합니다. 남북 간 군사적 신뢰구축을 위한 합의는 비핵화 관련 합의보다는 어렵지 않게 이뤄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남북이 군사적 신뢰구축을 위한 합의를 어느 수준까지 이룰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조성하는 문제 외에는 포괄적 수준의 합의가 도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이번 정상회담에서 남북은 몇가지 (군사적) 시범사업, 포괄적인 군사적 신뢰구축에 대한 당위성을 정립하는 수준의 합의를 이뤄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남북이 군사실무회담에서 의견의 일치를 본 부분은 비무장지대(DMZ) 내의 감시초소(GP) 시범 철수, DMZ 내의 공동유해발굴 작업, 공동경비구역(JSA) 내의 비무장화 등으로 사실상 합의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DMZ 내 공동유해발굴 작업은 한국의 철원과 김화, 북한의 평강을 잇는 ‘철의 삼각지’에서 이뤄질 것으로 관측됩니다. ‘철의 삼각지’는 백마고지 전투와 지형능선 전투 등이 벌어진 한국전쟁 당시 최대의 격전지입니다.
남북은 JSA 내의 비무장화는 물론 JSA 내에서 남북이 자유롭게 왕래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군사실무회담에서 남북이 가장 큰 이견을 드러낸 부분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조성하는 문제였습니다.
NLL을 기준으로 평화수역을 조성해야 한다는 한국의 원칙을 북한이 수용하지 않은 겁니다. 북한이 NLL을 기준선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어 서해 평화수역 조성 논의는 난항이 예상됩니다. 이에 대해 국방부 당국자는 “기준선을 정하는 일이 간단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40차 남북 군사실무회담은 13일부터 이틀, 약 17시간 동안 판문점 북측 지역의 통일각에서 진행됐습니다.
한국에서는 조용근 국방부 북한정책과장과 안상민 합동참모본부 해상작전과장, 이종주 통일부 회담1과장 등 3명이, 북한에서는 엄창남 대좌와 김동일 대좌, 리승혁 상좌 등 3명이 회담에 참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