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국방장관 후보자 “북 ICBM, 9.19 군사합의 정신 위배”

0:00 / 0:00

앵커: 이종섭 한국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 소속 의원들에게 보낸 서면 자료를 통해 ICBM 등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가 9.19 군사합의 정신에 위배된다는 입장, 다층방어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입장 등을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종섭 한국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22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가 9.19 남북군사합의 정신에 위배된다고 밝혔습니다.

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 국방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에게 제출한 인사 청문회 관련 서면 답변 자료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등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는 군사적 긴장완화 취지의 9.19 군사합의 정신에 위배된다”고 밝혔습니다.

이 후보자는 장관으로 임명됐을 시 9.19 남북군사합의를 이행해나갈 의지가 있냐는 기 의원의 질의에 대해서는 “남북 간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이라는 취지에 부합하도록 충실한 이행 여부를 확인해 나가겠다”고 답변했습니다.

이 후보자는 북한의 핵ㆍ미사일에 대한 대응 방안을 묻는 질의와 관련해서는 “3축체계를 보강해야 한다”고 답했고 “특히 미사일 방어능력 강화가 꼭 필요하며 다층방어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후보자는 이와 함께 "사드를 추가 배치하는 방안과 L-SAMⅡ를 조기 개발하는 방안에 대해 비용 대비 효과, 전력화 가능 시기 등을 중점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후보자는 종전선언 논의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보였습니다.

“종전선언은 평화체제 구축 의지를 담은 정치적 선언으로 추진되어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북한이 모라토리엄을 파기하고 핵ㆍ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는 현 시점에서 신뢰 구축이 보장되지 않은 가운데 종전선언을 추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K042222dh1.jpg
이종섭 한국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관련 서면 답변자료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는 9.19 군사합의 정신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국회 국방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실 제공

이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문재인 정부의 외교ㆍ안보 정책 차이에 대해서는 “윤 당선인은 글로벌 사회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 쿼드 워킹그룹 참여, 한미일 공조 활성화 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의원에게 전한 서면 답변 자료를 통해서는 “대적관 약화가 경계작전 태세의 이완으로 이어졌다”며 “누가 적인지, 왜 싸워야 하는지 명확히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후보자는 북한을 주적으로 명시해야 하냐는 민 의원의 질의에 대해서는 “국방백서에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 신중히 판단하겠다”면서도 “북한이 다양한 형태의 도발을 지속하고 우리 국민을 불안하게 만드는 한 적으로 봐야 한다”고 답변했습니다.

국방백서에 명기된 북한에 대한 표현은 주적, 적 등으로 여러 차례 변경되어 왔습니다.

북한을 향해 ‘주적’이라고 사용한 표현은 김영삼 정부 때인 지난 1995년 처음 명시됐으며 노무현 정부 때인 2004년에는 ‘직접적 군사 위협’이라는 표현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명박 정부 시기인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이 일어나자 국방백서는 ‘북한 정권과 북한 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명시했으며 이후 2018년 문재인 정부는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는 문구로 이를 대체했습니다.

윤석열 당선인은 대선후보 시절 북한을 주적으로 명기하겠다고 밝혔고 지난 1월 초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다시 한 번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주적은 북한”이라는 글을 올린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인수위 관계자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국방백서에 ‘북한은 주적’, ‘북한은 적’이라는 내용을 넣는 안 등 여러 선택지 사이에서 검토 중”이라며 “확정 직전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후보자 측 관계자는 “북한이 적이라는 사실은 명백하나 표현에 있어서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한국 군이 최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연속 발사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군 관계자는 지난 18일 도산안창호함이 서해 일대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2발을 연속 시험발사해 표적을 명중시켰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021년 9월 도산안창호함이 첫 번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한지 약 7개월 만에 이뤄진 연속 발사 성공입니다.

군 관계자는 “실전 환경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능력 검증을 위해 후속실험을 한 것”이라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전력화를 차질없이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연속 발사 현장에는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참관했습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