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통령실 “김정은, 대통령 실명 거론 위협적 발언...깊은 유감”

0:00 / 0:00

앵커 :한국 대통령실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윤석열 한국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비난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나타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7일 열린 전승절 기념행사 연설을 통해 윤석열 한국 대통령의 실명을 직함 없이 언급하며 거칠게 비난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이와 관련해 한국 대통령실은 28일 깊은 유감을 나타내며 북한에 대한 단호한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강인선 한국 대통령실 대변인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일 계기 연설을 통해 대통령 실명을 거론하며 한국 정부에 대해 위협적인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

한국 대통령실은 정부가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상시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국가안보와 국민의 안전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한국 정부는 일관되게 밝혀온 것처럼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및 평화정착을 위해 대화의 길로 나올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김정은 총비서의 발언과 관련해 이 같은 위협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는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문홍식 한국 국방부 부대변인 :새로운 것이 아니라 북핵·미사일 위협이 항상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 한국 정부는 미국 확장억제력의 실행력을 높여서 한미연합 방위태세 등을 강화시켜 나가겠다고 밝혀온 바 있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이와 관련해 “현재 북한 군이 하계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으며,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박원곤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는 김정은 총비서가 직접, 한국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비난한 것은 자신들이 낼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위의 메시지를 낸 것이라며, 한국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거듭 확인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박원곤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한국 대통령의 실명을 언급한 것에는 예상대로 대남 강경책 노선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는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박 교수는 북한이 이번 메시지에서도 한국을 후순위로 놓고 우선 미국으로부터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겠다는 태도를 보였다며, 기존 ‘정면돌파’ 노선의 연장선상에서 한국에 대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한국 새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검토를 끝낸 후 이에 공개적으로 대응한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한국 새 정부가 출범한 뒤 선제 타격, 원점 타격이나 한국 헌법 3조, 4조를 언급해가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북한은 이를 통해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검토를 끝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다만 김 총비서의 발언이 당장 핵실험이나 고강도의 전략 도발로 이어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이른바 대북 적대시 정책이 이어질 경우 그에 대응하겠다는 다소 방어적인 의미를 담은 메시지로 봐야 한다고 진단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윤석열 대통령의 이름을 직함 없이 거론하며 강한 수위로 직접 비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