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의 통일부 장관이 '담대한 구상'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대북 메시지를 발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권영세 한국 통일부 장관은 18일 윤석열 정부의 대북 기조인 ‘담대한 구상’과 관련해 “향후 주요 계기에 구체적인 메시지를 발신하고 ‘담대한 구상’을 대내외에 설명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권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업무보고를 통해 “관계부처 협업을 통해 주요 사업의 이행방안을 구체화하고 대북 협의 준비에 나설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담대한 구상’ 중 경제지원 방안을 우선 공개했습니다.
권 장관은 이날 “북한 지하자원과 연계한 식량 공급 프로그램, 보건ㆍ식수ㆍ위생ㆍ산림분야 등 민생개선 사업을 선제적으로 착수할 계획”이며 “북한과의 초기 협상과정에서부터 경제지원 조치를 적극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담대한 구상’에 담긴 5대 사업을 실질적 비핵화 단계에 맞춰 추진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담대한 구상’에 담긴 5대 사업은 발전ㆍ송배전 기반시설 지원, 항만과 공항의 현대화, 북한의 농업생산성 제고를 위한 기술지원, 병원과 의료 기반시설의 현대화 지원, 국제투자 및 금융지원입니다.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이 자리에서 과거 미국이 중국과의 관계에서 적용한 ‘선 수교 후 문제해결’ 방식, 이른바 키신저 방식을 ‘대담한 구상’의 초기단계에 도입하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는데 권 장관은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권 장관은 “‘담대한 구상’ 가운데 최종단계에서 미국과 북한이 수교하는 것을 예상하지만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분명하다면 앞부분에 미북관계 정상화를 두는 것도 있을 수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놨습니다.
권영세 한국 통일부 장관 :북한이 비핵화 의지가 분명하다면 '담대한 구상' 앞부분에 북한과 미국 관계의 정상화를 두는 것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권 장관은 ‘담대한 구상’ 초기단계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통한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는 방안이 가능하냐는 태 의원의 질의에 대해 “그렇다”면서도 “애초 정상회담을 하나의 선택지로 넣지는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권 장관은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약속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제재 면제 조치를 원상회복시키는 이른바 스냅백을 준비하겠느냐는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물론이다”며 “확실하게 제재 면제를 회복시키는 조치를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와 함께 권 장관은 ‘담대한 구상’이 과거 이명박 정부의 비핵ㆍ개방 3000 구상과 차이를 찾기 어렵다는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비판에 대해 “‘담대한 구상’은 경제적인 부분뿐 아니라 군사ㆍ정치적인 부분, 북한의 체제 안전 우려에 대해서도 다룬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권영세 한국 통일부 장관 :이명박 정부의비핵ㆍ개방 3000은 기본적으로 경제적인 인센티브만 제공하는데 비해서 지금 '담대한 구상'은 경제적인 것 외에 군사ㆍ정치적인 부분, 압축해서 이야기한다면 소위 북한의 체제 안전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도 다룬다는 점에서 가장 큰 차이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북한의 7차 핵실험 준비 동향과 관련해 권 장관은 “북한이 준비는 다 된 상태에서 결단을 내리지 않는 것인지에 대해 여러 각도에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권 장관은 또 북한의 7차 핵실험 목적이 핵탄두의 소형화와 경량화를 위한 것이냐는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대해 “정확히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그렇게 보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박진 외교부 장관은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며 “한미 간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가 9월 중 가동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밖에 권 장관은 북한이 17일 발사한 순항 미사일에 대해 “자신들의 무기 체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며 ‘담대한 구상’ 제의에 대한 답변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북한은 17일 평남 온천에서 순항 미사일 2발을 발사하며 73일 만에 무력시위를 재개했지만 관영매체를 통해 이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