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탈북자들은 이번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을 어떻게 봤을까요.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을 보는 탈북자들의 심정은 착잡하기만 합니다.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서 고통 받는 북한 주민과 중국에서 떠도는 탈북자, 그리고 잡혀 있는 한국군 포로의 인권에 관한 내용이 전혀 없었다는 건 충격적이라고 말합니다.
미국 뉴욕의 인권단체인 국제탈북민 마영애 미주대표는, 남북문제 해결을 위한 두 나라 간의 합의가 너무 늦었다며 안타까워했습니다.
마영애 대표: 남북 정상이 만나 이렇게 쉽게 해결하는데, 왜 70년이 다 되도록 남북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았는가. 이것이 정말 비통할 정도로 가슴이 먹먹하고, 비통하게 느껴집니다.
그런가 하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선언을 믿기 어렵다며 앞으로 북한이 남북간 합의 내용을 어떻게 이행해 나갈지 예의 주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됩니다.
한국 북한정치범수용소 피해자가족협회 ‘노체인’의 정광일 대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논의가 빠졌다며 실망감을 드러냈습니다.
정광일 대표: 저는 사실 비핵화, 핵폐기 문제가 좀 크게 나올 줄 알았어요. 그런데 전혀 안 나왔더라고요. 단계적인 비핵화 방법 같은 게 안 나와서, 예전에 했던 것이랑 다름이 없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실망이 큽니다.
무엇보다 북한이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현재 억류돼 있는 한국민을 석방하고, 정치범 수용소를 폐쇄하는 등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탈북자들은 지적합니다.
탈북자들은 올 가을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할 때 북한의 핵무기 폐기 의지를 분명히 하고 인권문제에 관한 진지한 논의를 해줄 것을 촉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