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남북 정상회담 논의’ 보도에 “사실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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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청와대는 남북이 통신연락선 복원을 계기로 정상회담 개최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와 관련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북 간 통신연락선 복원 다음날인 28일 한국 정부 소식통들을 인용해 남북이 정상회담 개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한 영국의 로이터 통신.

로이터는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4월부터 여러 차례 친서를 교환하며 긴장 완화 방안을 모색해왔고, 정상회담 개최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협의도 진행 중이지만 신형 코로나 사태 탓에 일정 등 세부 사항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청와대는 이 같은 보도 내용을 부인했습니다.

한국 청와대는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공지를 통해 "'남북 정상회담 개최 논의 중'이라는 외신 보도는 이미 밝혔듯이 사실이 아니다"라며 "논의한 바 없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청와대 측은 통신연락선 복원 당일인 지난 27일에도 이를 계기로 한 남북 정상 간 대면 접촉이나 화상 회담을 논의한 바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청와대는 같은 보도에서 언급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재건 논의설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도 "향후 협의해 나갈 문제"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남북이 13개월 만에 통신연락선을 복원한 다음 날인 28일에도 오전 9시쯤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한 개시통화가 이뤄지는 등 양측은 정상적으로 통화를 진행했습니다.

남북은 지난해 6월 북한이 일방적으로 단절하기 전까지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매일 오전 9시 '개시통화'와 오후 5시 '마감통화'를 진행해왔으며, 지난 27일 연락선을 복원하면서 이 같은 일정을 이어가기로 합의했습니다.

이종주 한국 통일부 대변인(지난 27일): 한국 측은 이전처럼 매일 오전 9시와 오후 5시에 양측 간 정기통화를 할 것을 제안하였으며, 북측도 호응하였습니다.

한국 측은 현재 통일부 안의 서울사무소에서 통화를 진행하고 있고, 지난해 6월 개성공단 내 연락사무소 건물 폭파 후 북한 측이 현재 어디에서 통화를 진행하고 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서해지구 군 통신선으로도 이날 오전과 오후 정기 통화가 정상적으로 이뤄졌습니다.

다만 한국 군 당국은 동해지구 군 통신선은 기술적인 문제로 전날과 같이 연결을 계속 시도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통일부는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을 계기로 양측 간 화상회의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입니다.

이는 신형 코로나 사태가 남북협력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안정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 기반시설부터 갖춰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앞서 한국 측은 이번 통신연락선 복원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향후 화상회의 체계와 대면 방역회담장 구축 추진을 제안했고, 북한도 이 문제를 논의하는 데 거부 의사를 나타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이미 북한과의 비대면 회의 필요성이 커졌다는 판단 아래 지난 4월 남북회담본부에 미화 35만 달러 가까운 예산을 들여 영상회의실을 구축한 바 있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