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남북한이 9월 중 평양에서 제3차 정상회담을 갖기로 합의한 데 대해 미국 국무부는 남북관계 진전과 북핵 문제 해결이 분리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무부는 13일 9월로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 요청에 “우리는 북한에 대한 통일된 대응과 관련해 한국 정부와 긴밀하게 연락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언급한 바와 같이 남북관계의 개선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 해결과 별개로 진전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We are in close contact with the Republic of Korea about our unified response to North Korea. As President Moon stated, “the improvement of relations between North and South Korea cannot advance separately from resolving North Korea’s nuclear program.)
앞서 13일 남북 고위급 회담 후 발표된 공동보도문은 남북 정상회담의 정확한 일정이나 장소를 명시하지 않았습니다.
또 판문점 선언의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실천해 나가기 위한 문제들을 진지하게 협의했다고만 밝혀 다음달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가 이뤄질지는 미지수입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리처드 부시 선임연구원은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시기에 특히 주목했습니다.
그는 미북 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북한 창건기념일인 9월9일 경 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한다면 미국 측에서 달가워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북한이 9·9절을 앞두고 남북 정상회담으로 국내외에 정권의 성과를 보여주는 한편 북한 정권을 정당화하려는 목적이 숨어있을 수 있다고 부시 연구원은 설명했습니다.
부시 연구원은 또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에서 미북 협상의 핵심 의제인 비핵화 보다는 북한이 필요로 하는 종전선언이나 대북제재 완화에 대한 한국 정부의 지지를 호소할 것이라며, 이것은 오히려 미북 협상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부시 연구원 : (미북협상에 대한 영향은) 전적으로 남북 정상회담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이 회담이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약화시킨다면 미북 관계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을 것입니다. (It all depends on what happens. But if it undercuts U.S position at denuclearization, then that's not good for US-North Korean relations.)
미국 평화연구소(USIP)의 프랭크 엄 선임연구원 역시 북한으로서는 9월 말 유엔 총회가 열리기 앞서 문 대통령과 만나 종전선언에 대한 지지와 동의를 구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엄 연구원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현재 북한의 입장을 설명하고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필요한 양보를 이끌어내기 위한 문 대통령의 지원을 얻길 원할 것입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종전선언으로 보입니다. (I think he probably wants to express their current position and probably get President Moon's assistance in getting President Trump to make the type of concession that is necessary. So it looks like, at this point, the end of war declaration.)
엄 연구원은 3차 남북 정상회담 시기를 전후로 시진핑, 즉 습근평 중국 주석과 북중 정상회담을 가질 수도 있다며 이들 회담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제2차 미북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