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란코프 “대북제재 속 합의 이행 쉽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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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남북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러시아 출신의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비핵화 의지는 보여줄 수 있지만, 궁극적인 비핵화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란코프 교수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따라 남북정상회담의 합의 이행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곧 이은 미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일부 핵시설을 철거해 미국이나 제3국에 양도하는 대신 미국은 북한의 체제 보장과 대북제재의 완화 등에 합의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란코프 교수의 견해를 노정민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 북, 비핵화 의지 가능하지만, 완전한 비핵화 받아들이지 않을 것

- 남북 평화협정 합의, 가능성 높고 사실상 결정됐을 것

-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평화협정 포함 남북합의 이행 쉽지 않을 것

- 남북정상회담에 기대 크지만, 지나친 낙관은 금물

-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남북 정상회담, 미북정상회담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비핵화에 대한 사전 조율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북한의 행보를 볼 때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란코프 교수] 제가 ' 북한은 비핵화 의지가 없다 ' 는 것에 대해서 의심을 가질 필요도 없습니다 .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은 것은, 북한은 어떤 조건에서도 핵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북한은 핵을 포기한 리비아의 카다피 독재정권이 무너진 것을 잘 보았고, 그 교훈을 깊이 새겼습니다. 그들은 리비아 정권이 위기에 빠졌을 때 핵무기가 있었더라면, 서방국가와 미국의 간섭을 막을 수 있는 수단이 됐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 권력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비핵화는 자살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북한은 비핵화를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 하지만 비핵화 의지를 보여줄 수는 있습니다. 무슨 뜻일까요? 지금 북한의 김정은 정권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 공포심이 매우 큽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말 군사행동에 나설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은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시간을 버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10여년 동안 부정해 왔던 비핵화라는 말을 하기 시작했고, 핵 동결까지 받아들일 수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물론, 핵 동결을 할 때 이는 비핵화로 가는 길이라고 주장할 것입니다. 이와 같은 주장에 진정성이 없지만, 그래도 핵 동결은 매우 좋은 일입니다.

- 교수님께서 핵 동결을 말씀하셨는데요. 핵동결은 핵과 미사일 발사실험의 중단뿐 아니라 기존 핵무기의 폐기도 합의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학교 교수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학교 교수 (사진-위키피디아)

[란코프 교수] 핵 동결은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의 중단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이번에 북한은 아마도 핵시설 또는 핵무기 생산을 위한 시설을 가동하지 않게 할 수 있고, 또 여러 기술장비와 시설 등을 철거하거나 미국이나 제3국에 양도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가능성이 있어요. 하지만 미국 측이 주장하는 비핵화에 대해서 말로는 가능하다고 할 수 있지만, 사실상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 교수님, 남북 정상회담에서 종전 선언을 통해 평화협정 체결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가능성은 얼마나 되며,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십니까?

[ 란코프 교수 ] 지난 한두 정도 남북한 간에 물밑에서 비공개 접촉과 회담이 많았다고 생각됩니다 . 이 때문에 지금의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 이야기를 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봅니다 . 벌써 이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생각됩니다 . 따라서 가능성이 높고 사실상 벌써 결정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하지만 여기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말하기 어렵습니다 . 남북관계의 역사를 보면 , 듣기 좋은 이름을 가진 여러 성명과 서류들이 많습니다 . 그때마다 언론이나 사람들은 많이 낙관했고 , 상황이 완전히 달라질 줄 알았습니다 . 물론 지금 청취자 여러분 모두 성명과 서류들의 운명을 알고 있습니다 . 평화협정체결이 좋은 일이지만 , 지나친 희망을 걸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 평화협정 체결은 그동안 북한이 주장해오던 것인데요, 한국 내에서는 반대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습니다. 평화협정 체결 이후 후속 조치에도 매우 신중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어떤 조치가 있을까요?

[ 란코프 교수 ] 평화협정 체결 이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확실히 없습니다 . 많은 사람은 유엔군 사령부가 해체될 것이라고 얘기합니다 . 또 주한 미군의 철수를 우려하는 사 람들도 없지 않습니다 . 제가 볼 때 그렇게 될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습니다 . 한국 국민 대부분이 미군 철수를 바람직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 따라서 평화협정이라고 해도 당장 변화가 생기지 않을 것으로 생각 합니다 .

- 이밖에 남북정상회담에서 다뤄질 핵심 의제는 무엇이 있을까요?

[ 란코프 교수 ]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 하지만 역설적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때문에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해도 합법적으로 있는 일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 한국이 대북지원이나 북한과 경제교류를 확대 하려는 마음이 있다 해도 , 사실상 렵습니다 . 왜냐하면 , 거의 모든 경제교류와 무역 , 투자 등은 국제사회가 결정한 유엔 안보리 제재에 위반이 수밖에 없습니다 . 때문에 남북정상회담에서 있는 것은 금강산관광의 재개와 같은 관광 산업의 확대나 다양한 문화교류의 촉진뿐입니다 .

- 미북정상회담 낙관적 요소 있어, 하지만 비핵화는 불가능

- 북한은 핵과 미사일 발사실험 중단 약속하고 일부 핵시설 해체해 양도해야

- 미국은 북한 공격하지 않겠다는 약속과 일부 대북제재 해제할 수 있을 것

- 시리아 공습, 오히려 미북정상회담에 긍정적 영향 미칠 수 있어

- 미국에서는 남북정상회담이 미북정상회담에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 논의가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보는데요. 비핵화 논의에 대한 교수님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 란코프 교수 ] 제가 조금 전에 말씀드린 바와 같이 , 비핵화는 불가능합니다 . 그러나 비핵화에 대한 이야기나 약속은 가능합니다 . 비핵화에 대한 주장에는 진정성이 별로 없는데 , 핵 동결을 비롯한 그럴듯한 타협과 긴장 완화를 불러올 있어 바람직합니다 . 지금 비핵화에 대한 낙관론이 많은데 , 물론 전부 이뤄지지 않을 희망뿐입니다 . 그래도 쓸모있는 망입니다 .

- 미북정상회담 준비도 현재까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지명자가 4월 초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교수님은 미북정상회담을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 란코프 교수 ] 제가 볼 때 정확히 예측할 수 없지만 , 그 래도 낙관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정상회담은 거의 언제나 상징일 뿐입니다 . 양국의 최고지도자들이 만나기 전에 중요한 문제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져 있습니다 . 미국은 북한의 핵 동결을 인정하고 , 북한이 단계적으로 비핵화를 하겠다는 주장을 믿는 척할 겁니다 . 북한이 비핵화를 의지가 없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 미국 국회나 여론이 이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입니다 .

제가 희망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 첫째로 북한이 이제부터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는 것입니다 . 둘째는 핵시설이나 미사일 생산시설 일부를 철거하거나 미국 혹은 3 국에 양도하는 것입니다 . 대신 미국은 북한을 공격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 , 대북제재 일부를 해제하는 것입니다 . 당연히 양측은 이것을 앞으로 있을 비핵화를 위한 첫걸음이라고 주장할 것입니다 .

한미 간 소통과 공조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 란코프 교수 ] 물론 양측 모두 별문제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 저는 개인적으로 약간 의심이 있지만 , 그러나 제가 고급 정부 관리가 아닙니다 . 그래서 속사정을 수도 없습니다 . 쉽게 있는 현상을 보면 , 겉보기에는 특별한 갈등이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

- 최근 미국이 시리아를 공습한 것이 미북정상회담의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습니다. 교수님의 견해는 무엇입니까?

[ 란코프 교수 ] 시리아 공습은 다시 한번 미국이 무력을 사용할 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 북한이 이번에 핵무기에 대한 타협을 얻으려는 이유는 , 바로 미국의 무력사용에 대한 공포 때문입니다 . 이번 시리아 공습 때문에 , 아마도 북한에서는 미국과 타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힘이 세졌을 것 같습니다 .

하지만 제가 볼 때 시리아 공습은 매우 부분적인 성격을 있었습니다 . 사실 미국 측은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을 파괴하는 것보다 자신의 힘을 보여준 것입니다 . 바꾸어 말하면 시리아 공습은 무력을 사용함으로써 군사적인 승리를 얻는 대신 외교적 이익을 얻으려는 작전이었습니다 . 이것을 고려하면 미국은 한반도에서 타협을 받아들일 있다고 생각합니다 . 역설적으로 시리아 공습은 북정상회담이 성공할 가능성을 어느 정도 향상시켰습니다 .

- 미북정상회담의 후보지로 다섯 곳이 거론되고 있는데요. 어디가 유력하다고 보세요?

[ 란코프 교수 ] 단계에서 아직 말하기 어렵지만 ,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도 가능하고 , 평양도 가능하다고 있습니다 .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 동남아시아의 도시나 멀고 먼 북방 유럽의 도시에서 열릴 수도 있습니다 . 그래도 위치는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 합니다 .

- 마지막으로 남북 미북 정상회담에서 인권 문제도 주요 현안으로 다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습니다. 인권 문제가 다뤄질 가능성은 어떻게 보세요?

[ 란코프 교수 ] 인권문제를 다룰 가능성이 크지 않습니다 . 유감스러운 사실은 국제사회가 북한 인권보다 북한 핵무기 개발에 대한 우려가 훨씬 크다는 겁니다 . 따라서 인권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없을 수도 있고 , 있 다고 해도 비중이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네 지금까지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학교 교수와 함께 남북정상회담, 미북정상회담에 대해 전망해봤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