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지난주 북한 북부 지역에 폭설과 영하 30도 이하의 혹한이 겹쳐 지역주민과 군인들이 큰 고생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와중에 군인들이 김정은 별장과 별장으로 이어지는 경비도로의 눈치우기 작업에 동원되어 곤욕을 치렀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30일 “음력설 명절 기간 함경북도 여러 지역에 많은 눈이 내렸다”며 “특히 21일과 22일 사이 경성군에 50㎝가 넘는 많은 눈이 내렸는데 상온포리에 있는 김정은 특각(별장)을 지키는 군인들이 이틀간 잠도 못자고 눈치기(눈치우기)에 동원되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상온포리에 있는 군부대(호위사령부)에 아내와 친척 벌이 되는 군인이 있다”며 “며칠전 어쩌다 집을 찾아온 그는 음력설 명절에 휴식을 하지 못하고 이틀간 김정은 특각과 경비도로에 쌓인 눈을 치우느라 큰 고생을 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에 의하면)김정은 특각과 특각으로 연결된 도로는 눈이 조금만 쌓여도 절대 안된다”며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 온 부대가 동원돼 도로의 눈을 치는데 눈이 완전히 멎을 때까지 내리는 족족 눈을 쓸고 발자국 자리 같은 것도 남아서는 안된다고 전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도로의 눈을 다 치운 후에는 도로에 얼어붙은 살얼음까지 말끔히 제거해야 한다”며 “철판 위에 나무 불을 피워 도로 바닥의 살얼음이 녹아 완전히 마를 때까지 다리미처럼 끌고 다닌다는 말을 듣고 너무도 한심하고 놀라웠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매년 겨울이 되면 군인들은 명절과 휴식일에 제발 눈이 내리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눈이 내리면 멎을 때까지 잠을 자지 못하고 도로에 나와 눈이나 얼음과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1년에 한 번이나 올까말까 한 김정은의 특각을 상시적으로 준비하기 위해 많은 군인들이 지키고 또 많은 인원들이 대기하고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특각과 연결된 도로에 조금이라도 눈이 쌓이면 안된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 삼지연시의 김정은 특각에서 군 생활을 한 40대 탈북민은 30일 “전국 곳곳에 있는 특각과 그 주변 도로를 모두 군인들이 관리하고 있다”며 “특각이 있는 지역은 호위경비구역으로 외부 인원이 절대 들어올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김정은 전용도로와 특각이 연결된 도로를 경비도로라고 하는데 이 도로는 북한 지도에도 표시되어 있지 않다”며 “이 도로를 대대, 중대별로 구간을 할당해 일년내내 군인들이 관리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일반 주민이 다닐 수 없고 어지럽지도 않은 깨끗한 도로지만 매일 새벽 군인들이 도로를 청소한다”며 “겨울에 눈이 내리면 온 부대 병력이 도로에 나가 밤을 지새며 눈을 치는데 눈이 바람에 흩날려 도로에 쌓이지 않도록 도로 양옆 1.5m까지 눈을 말끔히 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도로에 눈이 조금만 쌓여도 문제이지만 살얼음이 조금이라도 졌다간 큰 소동이 일어난다”며 “각 중대들은 1㎡정도 되는 철판 수십 장을 가지고 있으며 도로에 살얼음이 지는 경우 철판 위에 불을 피워 얼음을 녹이고 물기를 말리는 작업을 계속 해야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북한에는 경치가 좋은 곳마다 다 김정은 특각이 있다”며 “김정은이 언제 올지도 모르는 빈 특각을 일 년 내내 많은 군인들이 지키고 있는데 지도자 한 사람을 위해 이렇게까지 요란을 떠는 곳은 북한 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에는 김정은 총비서의 전용 특각이 30 여 곳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양에 4곳, 평안북도에 6곳, 양강도에 3곳, 함경북도에 6곳 등입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