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군인들 ‘한국’호칭했다는 이유로 처벌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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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군 당국이 군인들속에서 한국(남한)을 동경하거나 환상을 갖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어 이에 대한 단속과 처벌 수위를 강화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군 관련 소식통은 16일 "9군단 산하 예하부대에서 몇몇 군인들이 대화를 하던 도중 남조선을 '한국'이라고 호칭한 사건과 관련하여 2명의 군인들이 부대에서 공개사상투쟁에 부쳐졌다"면서"이번 사건은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이 채택된 후 처음 나타난 행위로 시범 꿰미에 걸려 처벌 수위가 어느때보다 더 엄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문제의 발단은 중대군인들끼리 작업을 하면서 대화를 하던 도중 한국의 발전상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2명의 군인들이 '한국'이라는 호칭을 사용한 것"이라면서 "같이 작업을 하던 군인들 중 보위사령부 스파이노릇을 하는 군인이 이 같은 동향 자료를 보위지도원에게 신고하는 바람에 처벌을 받게 되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군대내에서도 젊은 병사들이 한류를 비롯한 외부문화에 관심을 갖는 경우가 늘어나자 군 당국에서는 이런 행위를 사회주의체제에 대한 신념이 부족한 반동 행위로 보고 있다"면서 "3~4년 전 남북관계가 좋을 때는 남조선에 대한 호칭을 '대한민국' 혹은 '한국'이라고 해도 크게 문제삼지 않았는데 요즘에는 말 한마디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어 특히 간부들은 혹시 말실수라도 할까 봐 항상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이 제정된 후 관련 단속과 처벌이 강화됐다는 설명입니다.

소식통은 또 "특히 신병교육을 마치고 부대에 새로 배치되는 군인들에 대한 사상 교육도 강화되었다"면서 "신병들이 구분대(대대급 이하 부대)에 배치되면 그들이 가지고 온 소지품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는것과 함께 군대에 입대하기전에 한국드라마나 영화를 몇번 보았는지에 대한 조사가 부대 정치지도원의 주도로 진행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경우 신병들이 제대로 실토했을 경우 교양으로 대책하지만 실토하지 않고 있다가 나중에 적발될 경우 처벌 받는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다른 군 관련 소식통은 같은 날 "군대내 109상무 그루빠의 검열이 강화되면서 부대 내 부서간 마찰도 심화되고 있다"면서 "9군단 예하 부대에서 발생한 병사들의 대한민국 호칭 사용과 관련해 사단지휘부의 검열 그루빠 책임자인 참모부 작전과장이 불순녹화물 단속을 한다면서 정치부 선전부장의 사무실 컴퓨터까지 검열하려 하자 이에 정치부 선전부장이 반발하면서 싸움이 일어날 뻔하였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특히 9군단 같이 국경지역에 배치된 부대들은 국경과 인접한 부대라는 이유로 다른 지역의 부대들보다 검열 횟수와 강도가 훨씬 높다"면서 "하지만 군인들속에서는 한국이 우리보다 경제를 비롯해 모든 측면에서 발전하였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증명되었는데 무조건 강압적인 단속과 처벌로 한국에 대한 관심을 근절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이명철,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