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군부대들에 땔감 자체 해결 지시…주민 피해도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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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군 당국이 올해에도 군부대들의 월동용 땔감을 자체로 해결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소 6개월 분의 땔감을 비축해야 하는 군부대들이 민간의 땔감까지 마구 거둬들여 주민피해가 크다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군 관련 소식통은 7일 “국방성과 총정치국 지시로 올 겨울 군부대 들에서 땔감을 자체로 해결할 데 대한 지시가 지난달 31일 내려졌다”면서 “대대급 이상 각부대들에서는 이 지시에 따라 땔감 마련에 총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총정치국은 땔감을 자체로 해결하는데 인민군대가 앞장서서 정치 선동을 집중적으로 벌려 땔감 마련에 모든 간부들과 군인, 종업원(군무원)들을 총동원하여 빠른 기간에 끝내도록 지시했다”면서 “군인들은 국가에서 군부대 월동용 연료에 대해 전혀 지원할 계획은 세우지 않고 땔감마련조차 정치선동으로 해결하라고 내리 먹이고 있다며 군 당국을 비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올해부터 국토조성사업전망 계획에 따라 산에서 땔나무를 하는 것이 전면 금지되는 바람에 군부대들은 매해마다 당국으로부터 할당 받던 임지(땔나무를 수집할 수 있는 산림 구역)도 올해에는 할당 받지 못했다”면서 “이런 조건에서 땔나무를 하려면 부대위수구역을 비롯한 주변에서 강냉이(옥수수)대를 잘라내고 남은 뿌리, 마른풀을 비롯해 땔 수 있을 만한 것은 다 긁어 모아야 하는 상황이라 부대 지휘관들의 고민이 깊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해마다 겨울철이면 인민군대에서는 땔감 문제 해결이 지휘관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로 되고 있다”면서 “함경북도는 벌써부터 눈이 내리고 겨울 추위가 다른 지역보다 빨리 시작되었는데 한편으로는 새 학년도 훈련(동계훈련) 준비도 같이 병행해야 하는 형편에서 부대 지휘관과 간부들은 퇴근도 하지 못하고 하루 종일 긴장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총정치국에서는 관하 부대들에 매일같이 땔감 실적을 보고하라고 독촉하는 한편 겨울 나이(월동) 검열조까지 무어(조직해) 부대별 땔감 확보 상황을 검열하고 있다”면서 “12월부터 내년 5월까지 최소한 6개월 분의 땔감을 확보해야 하는 조건에서 관하 부대들이 역량을 총동원한다 해도 올해의 땔감 마련 과제 수행은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군 관련 소식통은 같은 날 “양강도 주둔 군부대들의 경우, 그나마 산악지역이 많아 지금까지 그런대로 땔나무를 마련해 겨울을 날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올해는 땔나무를 할 수 있는 임지도 받지못한 상황에서 다른 지역에 비해 훨씬 추운 양강도에서 어떻게 충분한 땔나무를 마련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습니다.

소식통은 “새 학년도(동계) 훈련준비도 수행해야 하는 조건에서 땔나무 마련에 동원된 군인들이 육체적, 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지만 지휘관들은 이를 무시하고 있다”면서“땔감문제하나 제대로 보장해주지 않으면서 새 학년도 훈련의 성과적 보장을 위해 군인들이 앞장서라고 선전선동하는 당국의 태도를 두고 군인들은 물론 간부들조차 불만에 가득 차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마땅한 땔감을 구할 수 없게 된 군인들은 협동농장이나 민가 등에서 월동용으로 비축해둔 땔감을 훔치는 등 땔감이 될 만한 것은 닥치는 대로 거둬들이고 있어 민간 부문에 대한 피해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기자 이명철,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