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6시간만에 계엄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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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한밤중 선포한 비상계엄령을 해제한다고 선언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한국 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한국과 미국의 동맹은 철통 같다고 밝혔습니다.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6시간 만인 4일 오전 4시 20분경 계엄을 해제한다고 밝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어젯밤 11시를 기해 국가의 본질적 기능을 마비시키고 자유 민주주의 헌정 질서를 붕괴시키려는 반국가 세력에 맞서 결연한 구국의 의지로 비상계엄을 선포하였습니다. 그러나 조금 전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가 있어 계엄 사무에 투입된 군을 철수시켰습니다. 바로 국무회의를 통해 국회의 요구를 수용하여 계엄을 해제할 것입니다.

앞서 3일 밤 윤 대통령은 긴급 대국민담화를 열고 비상계엄을 선포했습니다.

그는 한국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거듭되는 탄핵 시도와 내년도 예산 삭감을 “내란을 획책하는 반국가 행위”로 규정하고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겠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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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령 선포에 국회 앞은 아수라장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계엄령 선포에 반대하는 시민 및 이를 저지하는 경찰 병력들이 모여 혼잡스러운 상황을 빚고 있다. / 연합뉴스 (김도훈/YNA)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은 “체제 전복을 노리는 반국가세력들의 준동으로부터 국민의 자유와 안전, 그리고 국가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며 미래 세대에게 제대로 된 나라를 물려주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 국방부는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를 개최하고 전군에 비상경계 및 대비태세 강화를 지시했지만, 한국 국회는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2시간 반 후인 4일 새벽, 재석 190인 전원 찬성으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한 뒤 곧바로 계엄령 해제를 요구했습니다.

같은 시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는 약 4천 명의 시민들이 모여 계엄 해제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후 계엄군이 철수하자 시민들은 환호하며 이를 환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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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3일 저녁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밤 서울 국회의사당에서 계엄군이 국회 본청으로 진입하고 있다. /연합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미국 및 국제사회는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백악관은 “미국은 이 발표(비상계엄 선포)를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다”면서 “우리는 한국에서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상황 전개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밝혔습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이날 RFA 자유아시아방송의 질의에 “미 행정부는 한국 정부와 접촉하고 있으며 상황을 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역시 이날 상황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백악관 기자단에 따르면 아프리카 앙골라를 방문 중인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이제 막 전달을 받았다”고 답했습니다.

국무부는 “미국과 서울에서 관계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면서 “모든 정치적 분쟁이 평화적으로, 법치에 따라 해결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베단트 파텔 국무부 부대변인의 말입니다.

[파텔 부대변인] 한국과 미국이 동맹은 철통같으며, 우리는 이 동맹에 완전히 헌신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우리의 바람과 기대는 모든 정치적 분쟁이 평화적으로, 그리고 법치에 따라 해결되는 것입니다.

미 국방부는 계엄 이후 주한미군의 태세에 변화가 없다고 확인했습니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기자회견에서 “내가 알고 있기로는 (주한미군의 태세에) 변화가 없다”고 전하면서, 북한군의 동향에 대해서는 한국 군과 긴밀히 소통 중이라며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나, (북한의) 병력 배치에 변화가 있다는 징후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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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역시 “우리는 우려를 품은 채로 상황을 매우 주의 깊게 주시하고 있다”며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에 대해 우려를 표했습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이날 한국의 상황에 대한 유엔 측 입장을 묻는 기자들에게 “상황이 급박하게 변하고 있다”면서 “추가로 말할 내용이 생기는 대로 공유하겠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에디터 조진우,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