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회서 북한이탈주민법 개정안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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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통일부 장관의 '재량'에 맡겼던 탈북민 학교 운영비 지원을, 통일부 장관의 '의무'로 수정하는 내용 등이 담긴 북한이탈주민법 개정안이 한국 국회에서 발의됐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북한이탈주민특별위원장인 송재봉 의원은 최근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 즉 북한이탈주민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습니다.

송 의원은 16일 보도자료에서 “현재 탈북민에 대한 교육지원 정책이 통일부, 교육부, 여성가족부 등 여러 부처로 분산되어있어 정책 효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고 밝혔습니다.

송 의원은 “탈북민 학교 운영경비 지원이 통일부 장관의 ‘재량’ 사항으로 규정돼 안정적인 교육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라고도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송 의원은 개정안에 이 문제들에 대한 각각의 대안을 담았습니다.

개정안은 먼저 탈북민 교육 지원에 관한 사항을 탈북민 정책을 협의, 조정하는 범부처 협의체, ‘북한이탈주민 보호 및 정착지원협의회’에서 심의하도록 명시했습니다.

개정안은 또 통일부 장관이 탈북민 학교 운영경비를 의무적으로 지원하도록 했습니다.

신효숙 북한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는 17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통일부, 교육부 등이 탈북민 교육과 관련해 지속 협력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실제 현장에서는 별도로 진행된 사례들이 있었다”며 이번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부처 간 협력이 보다 긴밀해질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 신효숙 북한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 필요한 사안에 따라서 만나고 실제 협의가 이루어지기는 하지만 이것이 명문화됨으로 인해서 부처 간 관계를 좀더 긴밀히 할 수 있는 이 부분에서 저는 상당히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도 (송 의원실에서) 의견을 물어왔었고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를 했던 게 부처 간 협력을 좀더 조여주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신 교수는 개정안에 통일부 장관이 탈북민 학교 운영경비를 의무적으로 지원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것에 대해서도 “탈북민 교육의 영속성을 법적으로 확보하고 안정화하려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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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대안학교로 인가 받은 학교 중 하나인 장대현 중고등학교의 임창호 교장도 1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탈북민 학교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운영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며 개정안 발의를 환영했습니다.

임 교장은 또 “지금까지는 통일부가 재량권을 행사하며 탈북민 학교들에게 차등 지원을 했는데, 개정안 통과 이후에는 통일부의 탈북민 학교 지원 기준도 보다 명확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 임창호 장대현 중고등학교 교장] 어떤 기준인지 모르겠지만 통일부에서 나름대로 재량권을 발휘해 학교마다 차등 지급을 하고 있는 상황이죠. 심한 경우에는 재량권이기 때문에 안 줄 수도 있는 것이죠. 향후 모든 탈북민 학교에 의무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고, 기준 또는 원리가 좀 더 명확하게 되어 거기에 따라서 지급이 된다면 상당히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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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통일부 청사 내부. /연합

통일부 관계자 “강한 의지 갖고 탈북민학교 지원 지속”

한국 통일부 관계자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현재도 통일부가 다수 탈북민 학교들에 대해 지원하고 있지만 (지원을 의무화한)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제도적 기반이 좀더 안정화되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행 북한이탈주민법(제24조)은 통일부 장관이 보호대상자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다’, 통일부 장관이 탈북민을 대상으로 초중등교육을 실시하는 학교 운영 경비를 지원 ‘할 수 있다’고 밝히는 등 장관의 재량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통일부 관계자는 “현재 통일부는 강한 의지를 갖고 탈북민 학교 지원을 지속해오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11일 통일부는 35세 이하, 거주지 보호기간 5년 내 탈북민에게만 지원했던 정규 고등교육 학비 규정을 폐지하는 내용 등을 담은 ‘북한이탈주민법 시행령’ 개정안을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탈북민들은 나이, 거주지 보호기간과 상관없이 누구나 원하는 시기에 대학교급 정규 고등교육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도형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