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참석 행사에 전화 차단 · 감시 드론

0:00 / 0:00

앵커 :북한 당국이 평안북도 수해지역의 살림집 준공식에 참가한 김정은 총비서의 안전을 위해 감시 드론을 동원하고, 휴대전화 전파와 가정집 유선전화까지 차단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수해지역 살림집 준공식에 참가했던 지난 21일, 북한 당국이 평안북도의 휴대전화 전파와 가정집 유선전화를 차단했다고 복수의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준공식이 진행되기 직전까지 행사장 상공에 여러 대의 감시용 무인기(드론)도 떠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2일 “수해지역 살림집 준공 행사가 열렸던 어제(21일) 오전 6시부터 오후 4시까지 평안북도의 시, 군들에서 손(휴대)전화 통화가 중단되었다”며 “손전화와 함께 가정집의 유선전화도 먹통이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개인 손전화와 가정집의 유선전화만 먹통이 되었을 뿐 공장, 기업소들에 있는 유선전화는 정상으로 작동했다”면서 “손전화와 집전화가 먹통이 된데 대해 신의주 전신전화국에 문의를 하면 ‘일시적인 고장으로 곧 복구된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살림집 준공 행사가 끝난 후에야 사람들은 행사 보장을 위해 손전화와 집전화의 통화를 일부러 중단시켰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며 “그동안 김정은이 여러 차례 수해복구 현장을 방문했지만 이번처럼 손전화와 집전화까지 차단시킨 사례는 처음”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번 손전화와 집전화의 차단 초치는 신의주뿐 아니라 주변 용천군과 피현군, 염주군과 철산군을 비롯해 평안북도의 대부분 시, 군에서 동시에 실시되었다”며 “살림집 준공식에 김정은이 참가한다는 사실이 사전에 알려진 데 따른 안전 조치였던 것 같다”고 추정했습니다.

또 소식통은 “살림집 준공 행사가 21일에 진행된다는 사실은 건설에 동원되었던 돌격대원들과 군인들에게 18일에 알려주었다”며 “때문에 살림집 건설 참가자들 사이에서 김정은이 준공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곧 신의주를 방문할 것이라는 소식이 널리 알려져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수해지역 살림집 준공식에 김정은이 참석할 것으로 미리 알려지면서 북한 당국이 손전화와 집전화 차단을 비롯해 김정은의 안전을 위한 조치를 광범하게 실시했다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kju-securitu2.jpg
북한, 평안북도 수해지역 살림집 준공식 진행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평안북도 수해지역에서 살림집 준공식이 지난 21일 진행되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2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성환/YNA)

<관련 기사>

북 기업 , 수해지역 살림집 복구용 건자재 수입에 빚더미 Opens in new window ]

북 수해 복구 아파트 완공에도 입주 지연돼 수재민 고통 Opens in new window ]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간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23일 “이번 평안북도 수해지역 살림집 준공 행사는 압록강의 신의주 위화도 섬 상단리에서 진행되었다”며 “행사 보장을 위해 동원된 호위사령부가 20일부터 위화도의 통행을 완전히 차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행사 참가자들은 21일 오전 7시부터 상단리의 공터에 모여 행사 연습을 진행했는데 상공에는 무인기 8대가 떠서 주변을 감시하고 있었다”며 “행사 참가자들에게 절대 공중에 떠있는 무인기를 쳐다보지 말라는 지시까지 특별히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정은이 탄 1호 열차는 오전 8시경에 (철길이 이어져 있는) 신의주 비행장에 도착하였으나 살림집 준공 행사는 오전 10시 이후에 시작된 것으로 알고있다”며 “주변 감시를 위해 띄웠던 무인기는 행사 직전에 모두 철수하고,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조선기록영화촬영소에서 띄운 촬영용 무인기 한대만 떠 있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김정은의 신변 안전을 위해 행사장 주변에 감시용 무인기를 띄운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고있다”며 “행사 촬영을 위해 무인기를 띄운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번 행사에서 보여주듯이 앞으로 김정은의 신변 안전을 위해 무인기가 자주 이용될 것으로 짐작이 된다”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행사장의 주석단은 중국에서 보이지 않게 아파트에 가려진 곳으로 정했다”며 “행사 후 완공된 살림집을 돌아보고 철수할 때까지 김정은의 신변이 중국 쪽에 노출되지 않도록 호위성원들이 각별히 신경을 쓴 것으로 일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김정은이 (신변안전을 위해) 건설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지 않은 것에 대해 행사 참가자들은 많은 아쉬움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 들었다”며 “김정은과의 기념사진은 간부 이력서나 자서전에 기록돼 사회에서 출세를 위한 훈장과 같이 취급되기에 건설자들이 많이 기대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