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잠수함 위협에 ‘핵 잠수함’이 대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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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잠수함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선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을 도입하기 보단 무인체계를 이용한 '대잠수함전'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습니다. 서재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잠수함 전문가인 브라이언 클락 미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은 3일 미사일 발사와 수륙양용 작전 등 북한의 잠수함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은 불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클락 선임연구원은 이날 미국 허드슨연구소가 개최한 ‘한국에 오커스 모델 적용’이란 제목의 화상 토론회에서 한국의 경우, 해양의 수심이 얕고 하루 이틀 안에 역내 어디든 갈 수 있는 거리인 만큼 핵추진 잠수함 운용 환경에 적합하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미 해군 해상체계사령부(NAVSEA)의 제임스 캠벨 생산관리자(Lead Yard Production Manager)의 보고서를 인용하며 무인체계를 이용한 ‘대잠수함전’ 역량 강화를 북한 잠수함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이동식 탐지기(mobile sensors) 등으로 적 잠수함을 탐지하고, 자동전파 발신 부표(sonobuoy)와 같은 기술로 추적할 수 있으며 전투기를 활용한 공격으로 적 잠수함의 작전을 방해하거나 재래식 잠수함을 통해 적 잠수함을 파괴시킬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클락 선임연구원은 버지니아급(7,800톤급) 핵추진 잠수함을 도입하기 위해선 35억 달러 정도나 필요하지만 무인체계를 활용한 대잠수함전 역량을 갖추는 데는 더 적은 비용이 든다며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더 효율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대잠수함전(ASW)이란 적의 잠수함을 침몰시키거나 방해하여 효과적으로 운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실시하는 작전을 의미합니다.

반면 박영준 한국 국방대 교수는 이날 토론회에서 북한이 지속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 이에 대한 억제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핵추진 잠수함의 필요성에 대해 말했습니다.

박영준 교수 :북한은 지난 2019년 10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을 발사했고, 2021년 1월에는 SLBM인 '북극성 5형'의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다만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을 도입하기 위해선 미국으로부터 신뢰를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미국 주도의 다양한 연합훈련에 참여하는 등 신뢰를 얻기 위한 조치들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미국의 고위 관리는 지난해 12월 미국이 호주(오스트랄리아)에 핵추진 잠수함 기술을 이전한 것처럼 한국에도 그렇게 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그렇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9월15일 영국, 호주와 함께 안보동맹인 ‘오커스’(AUKUS)를 발족시키며, 미국과 영국이 호주의 핵추진 잠수함 개발을 공동으로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기자 서재덕,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