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세계에서 잠수함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북한이 지난해 대만의 잠수함 도입사업 입찰에 참여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대만 잠수함 도입사업’(IDS: Indigenous Defense Submarine)은 중국군의 위협에 맞서 2024년까지 대만국제조선소에서 잠수함을 건조한다는 사업 계획입니다.
미국 뿐만 아니라 16개국에서 입찰에 뛰어들었던 이 사업에 지난해 북한도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만 잠수함 도입사업’의 입찰을 위해 북한이 대만의 무역회사를 통해 대만 국방부에 잠수함 입찰 제안서를 제출했었다고 8일 대만 현지 매체인 상보(上報)와 ‘타이완뉴스’(Taiwan News) 등이 보도했습니다.
현재 이 대만의 무역회사의 이름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사업 계획서에서는 북한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연어급 잠수정과 상어급 잠수함 뿐만 아니라 ‘공기불요추진체계’(AIP∙Air-independent propulsion)와 ‘무산소 발전소’(VNEU)의 설계도 일부와 기술 이전 계획이 포함됐습니다.
‘공기불요추진체계’는 최대 4주 동안 부상하지 않고 잠항 항해가 가능한 기술로 알려져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대만 군부의 잠수함 전문가들은 지난해 북한 군부의 입찰에 대한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직접 중국과 북한 접경지역인 단둥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대만 군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를 위반할 수도 있다는 우려로 인해 결국 북한의 기술을 구매하지 않았습니다.
이와 관련 벨라루스의 현지 온라인 뉴스통신 툿바이(TUT.BY)도 8일 북한이 대만에 판매할려고 했던 ‘무산소 발전소’ 잠수함 기술은 북한의 자체적인 기술로, 러시아 잠수함 기술과는 다르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 전문가인 보니 글레이저(Bonnie Glaser)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아시아 담당 선임연구원은 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대만이 북한의 잠수함 기술을 실제로 구매할려고 했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대만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를 엄격하게 준수해 왔다”고 덧붙였습니다. (Taiwan has been rigorously implementing U.N. sanctions.)
앞서, 지난해 8월 한국 조선업체인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이 대만 해군을 상대로 설명회를 갖고 잠수함 수출을 추진했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지만, 당시 한국 방위사업청은 수출 승인을 내준 적이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편, 북한은 지난 2015년 대북제재로 무기 수출길이 막히자 중국인 중개상(agent)을 통해, 소말리아 해적에 ‘연어급’ 잠수정을 판매하려 했다고 지난해 7월 한국 언론이 보도해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이미 연어급 잠수정을 수출한 사례가 있습니다. 현재 구체적인 연도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북한은 연어급 잠수정을 이란 혁명수비대에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북한의 대만 잠수함 도입 사업 입찰여부와 관련해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미국 국방부와 국무부, 그리고 대만 외교부에 문의했지만 8일 오후 현재까지 아무런 답변도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