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애 등장에도 김정은 후계자 1순위는 김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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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지난해 말 김주애로 알려진 김정은 총비서의 딸을 대외에 처음 공개하면서 그가 후계자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김 총비서의 유사시 후계자는 그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민간연구기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5일 북한의 지도부(leadership)를 주제로 개최한 화상회의에서 수미 테리 윌슨센터 한국역사·공공정책센터 국장은 수년 내 김정은 총비서의 유사시 ‘논리적으로 가장 합당한 후계자’는 김여정 부부장이라고 말했습니다.

테리 국장은 김 부부장이 2014년 이후 북한에서 실질적인 권력을 가진 김 총비서의 유일한 가족으로 2018년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해 특히 2020년부터는 주요 인사문제와 정책결정에 관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김여정 부부장이 지난해 장관급에 해당하는 국무위원으로 선출되며 대남·대미정책 이행에 대한 권한을 부여받는 등 김 총비서로부터 신임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테리 국장 :물론 김정은 총비서가 수십년 이후에나 사망한다면 세 자녀 중 한명이 후계자가 될 수 있겠죠.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김정은은 2인자인 김여정에게 권력을 승계할 것입니다.

테리 국장은 다만 김 총비서가 20~30년 후 자리에서 내려온다면 최근 대중에 소개된 딸 김주애가 후계자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테리 국장은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8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후 2010년 후계자로 김정은을 공개했을 때 그가 20대였던 점을 감안한다면 권력 승계자 후보군으로 10대인 딸 김주애를 공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회의에 함께 첨석한 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 연구원은 외부에 알려진 김 총비서의 건강문제에도 불구하고 당장 권력승계가 이뤄질 징후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클링너 연구원 역시 갑작스런 사망 등 예상치 못한 김정은 총비서 유사시엔 김여정 부부장이 후계 1순위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10대인 딸 김주애가 정권을 이끌기에는 너무 어리다는 이유입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또 갑작스런 승계가 이뤄진다 하더라도 다른 국가의 사례와 같이 쿠데타(혁명)가 일어나거나 정권이 붕괴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날 역시 함께 회의에 참석한 수 김 미 랜드연구소 정책 분석관은 이례적인 딸 김주애의 등장과 관련해 외부적으로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논점을 흐릴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김 분석관 :우리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더 집중해야 하지만 예기치 않게 등장한 10살 소녀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우리는 다음 북한의 위협이 얼마나 대단할지, 이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집중하는 대신 예상치 않은, 이 작고 귀여운 김씨 가문의 4대 소녀에게 관심을 분산시키고 있습니다.

한편 이날 존 델러리 한국 연세대학교 교수는 김정은 정권에서 최선희 외무상 제1부상, 김여정 부부장 등 선대와 달리 여성이 주요 권력 핵심층에 등장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향후 김정은 총비서의 딸 김주애가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아들 대신 후계자가 될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기자 김소영,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