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을 취소한다고 통보한 데 대해 다음날 북한은 언제든 대화를 할 용의가 있다며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입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같은 북한 측 입장을 환영하며 다음달 12일로 예정됐던 미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까지 열어놨습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수미 테리(Sue Mi Terry) 선임 연구원도 예정대로 미북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테리 연구원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우선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을 취소한 진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테리 연구원 :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진정으로 비핵화에 대해 대화할 준비가 안됐다고 판단했을 것입니다. 특히 북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담화를 비롯해 최근 2건의 담화문이 트럼프 대통령을 화나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북한식의 공격적인 어투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기자: 그렇다면 북한의 의도는 무엇일까요? 과거 기존의 협상 때와 비슷한 행태를 보인다고 생각하시나요?
테리 연구원 : 사실 북한은 이번 회담을 취소할 생각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북한이 내놓은 담화문들은 미국이 리비아식 비핵화 방식을 밀어부친 데 대한 반발심을 표현한 것입니다. 어제 김계관 외무성 제 1부상의 담화문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런 회담 취소 통보에도 흥분하지 않고 담담한 어조로 뜻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는 북한이 회담을 열고 싶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입니다.
기자: 미북 양국 모두 회담 가능성에 대한 여지를 남겼는데요. 미북 회담이 결국에는 개최될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테리 연구원 : 회담은 열릴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서한에서 김 위원장의 연락을 환영한다며 회담 개최에 대한 여지를 남겼습니다. 양국 모두 이번 회담을 원하기 때문에 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매우 큽니다. 북한은 언제나 미국 대통령과 직접 회담하길 원했습니다. 핵무기 프로그램이 완성됐기 때문에 북한은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고 대북제재 해제도 원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이번 회담은 외교적 성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입니다. 그는 이번 회담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만약 미북 양측이 이번 주말부터라도 싱가포르에서 만나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를 시작한다면 기존 계획대로 12일에도 회담 개최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며칠이나 1-2주 정도 미뤄질 수는 있겠지만 회담 개최를 위한 외교적 대화 통로는 계속해서 열어뒀을 것입니다.
기자: 회담 개최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빠른 시일 내 회담이 열리지 않는다면, 다시 한반도 상황이 미북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됐던 과거로 돌아갈 수도 있을까요?
테리 연구원 : 지난해와 같은 군사적 위협은 없을 것입니다. 미국 정부가 여러 차례 말한대로 북한에 대한 최고 수준의 제재가 계속 되거나 강화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치적인 긴장은 이미 많이 약화된 상태입니다. 김 위원장은 시진핑(습근평) 중국 국가주석을 두번이나 만났고, 문재인 대통령과도 회담을 했습니다. 미북 간 긴장이 고조됐던 예전과는 정치적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현재 미국에는 대북 제재로 김정은 정권을 압박하는 것 외에는 별로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없습니다.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필요할 경우 군사력도 동원하겠다고 언급했는데요. 실제 한반도 내 물리적 충돌 가능성은 어떻게 보십니까?
테리 연구원 : 저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외교적인 대화를 통해 다시 회담을 개최하길 원할 것입니다. 또한 한반도 내 군사적 충돌은 당사국 뿐 아니라 한국, 중국과 같은 관련국들에게도 엄청난 재앙이기 때문에 쉽게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겁을 주기위해 군사력 동원을 언급한 것이로 보입니다.
앵커 :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수미 테리선임연구원의 견해를 김소영 기자가 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