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핵을 폐기한다는 확실한 증명이나 결과물을 내놓지 않는 이상 성공적인 미북 정상회담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미국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워싱턴 DC 미국 외교협회(CFR)에서는 9일 '비핵화 노력에 따른 미북관계의 진전'이란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이날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와 마이크 멀린 전 미국 합참의장은 이르면 5월 말로 예정된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실제로 핵무기와 핵개발 프로그램 포기에 관련된 이행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결국 형식적인 만남에 그칠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실천이라는 실질적인 ‘결과물’이 나오지 않으면 한국, 미국을 비롯한 관련국 6개국이 북한과 핵 협상을 벌였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간 2005년 6자회담 때와 다를 바가 없다는 설명입니다. 마이크 멀린 전 미국 합참의장입니다.
멀린 전 합참의장: 김정은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원한다고 오랫동안 말해왔습니다. 그러나 그 동안 한번도 논의되지 않은 점은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양국이 만족할 수 있는 비핵화를 이루는가 입니다. 이번에도 결과물이 없다면 이번 회담의 기본 목표를 잃게 되는 것입니다.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 역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말한 비핵화가 한국이나 미국이 원하는 바와 같이 완전한 핵무기의 폐기와 핵 개발 중단을 의미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빅터 차 석좌 : 김정은이 선대의 유훈에 따라 한반도를 비핵화하길 원한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그러나 김정일 때도 똑같은 말을 했었고 두번의 핵 협상은 모두 실패한 바 있습니다.
이날 전문가들은 비핵화에 대한 서로의 이해와 입장 차이로 양국이 합의점을 찾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며 이럴 경우 미국은 현재와 마찬가지로 북한에 대한 최대한의 압박과 제재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편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실무진들의 물밑 접촉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구체적인 장소나 일정은 공식 발표가 나오기 전까지는 예상하기 어렵다고 빅터 차 석좌는 답했습니다.
빅터 차 석좌 : 개인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하는 시나리오는 그려볼 수 있겠지만 예상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그 동안 전혀 외교적인 관계가 없었던 미국과 북한의 지도자들이 서로의 국가를 방문할 경우 초단위로 계산되는 경호 문제에 있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서 북한은 미북 정상회담의 평양 개최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스웨덴과 몽골, 또 워싱턴 DC나 판문점 개최 가능성도 여전히 거론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