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반도 문제를 관할했던 한미 전직 관리들은 3차 남북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미국이 북한과 회담 재개에 나선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해석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미경제연구소(KEI) 신임 회장인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는 3차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내놓은 비핵화 이행 사항이 미국이 요구해온 비핵화 조건과 거리가 멀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미북간 협상 재개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20일 미국 워싱턴 한미경제연구소에서 열린 전문가 토론회에 참석한 스티븐스 전 대사는 19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과 신속히 협상을 재개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는 것은 미국 정부가 현 시점에서 3차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수용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습니다.
스티븐스 전 대사 : 폼페이오 장관의 성명은 남북 회담 결과가 협상 재개를 고려하기에 충분하다는 뜻을 나타냅니다. 저는 곧 회담이 열리길 희망하며, 일단 회담이 재개되면 미북간 많은 사안들이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07년 6자회담 당시 한국측 수석대표였던 천영우 전 외교안보수석 역시 미사일 및 핵 시험장 영구 페쇄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알기는 어렵지만 1%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협상을 시도하는 것이 올바른 접근방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미국이 실무진 협상과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북한의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추후 협상에서도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roadmap)이나 검증 계획이 도출되지 않는다면 북한과의 협상 방향을 재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스티븐스 전 대사는 미국 정부가 세 차례에 걸친 남북 정상회담으로 비핵화 논의에 대한 판세가 바뀌고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남북이 경제협력에 속도를 내고, 김 위원장이 북한 지도자로는 최초로 한국을 방문하는 것에서도 볼 수 있듯이 북한은 한국을 더 이상 미국과 같이 적대적으로 보지 않는다며 이는 한미동맹 결속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