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미일 정상은 캄보디아에서 3국 정상회담을 갖고 긴밀한 공조를 통해 대북 확장억제를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한미 정상회담에선 북핵 사용시 압도적 힘으로 대응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캄보디아(캄보쟈) 프놈펜에서 만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현지 시간으로 13일 오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만난 3국 정상은 15분간의 회담을 통해 북한 핵·미사일 저지를 위한 긴밀한 공조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평가하는 한편, 협력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습니다.
한국 새 정부 출범 후 3국 간 정상회담으로선 지난 6월 말 스페인에서 개최된 NATO, 즉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회담 이후 두 번째로 열린 것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맞선 3자 간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우리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우려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속적으로 도발적인 행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3자 간 협력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한미일 공조가 한반도와 역내 안정을 위한 강력한 보루라고 말했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 :북한은 핵·미사일 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토대로 한층 더 적대적이고 공세적인 도발을 감행하고 있습니다. 한미일 공조는 보편적 가치를 수호하고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 안정을 이루기 위한 강력한 보루입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북한에 의한 전례 없는 도발이 이어지고 있다”며 “한미일 간 연계를 더욱 강화하고 의연하게 대응해나가고자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미일 3국은 이날 회담에서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북한 미사일에 관한 3국 간 실시간 정보공유 의향 표명 등에 합의했습니다.
3국 정상은 “대북 확장억제 강화를 위해 협력할 것”이라며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국제사회의 강력하고 단호한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한국 대통령실에 따르면 한미일 3국 정상 간 포괄적인 성격의 공동성명을 채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한미일 정상회담에 앞서 한미 양국 정상 간 만남도 이뤄졌습니다.
바이든 대통령과 윤 대통령은 이날 약 50분간 회담하면서 북한의 전례 없는 공세적 도발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공유하고, 빈틈없는 한미 공조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자는데 공감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어떤 형태로든 핵을 사용한다면, 한미 양국이 ‘모든 가용수단을 활용해 압도적인 힘으로 대응한다’는 입장도 재확인했습니다.
한국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이 핵과 미사일로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북한의 고도화된 핵 능력에 맞게 한미 간 확장억제를 실효적이고 획기적으로 강화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양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국방당국 간 확장억제 관련 긴밀한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보다 강력하고 효과적인 확장억제 체제가 구축되도록 계속 관심을 가져달라”고 미국 측에 당부했습니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핵능력과 재래식 전력, 미사일 방어 능력을 비롯한 모든 방어 능력을 사용한 확장억제를 한국에 제공하겠다는 공약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양 정상은 한미동맹 70주년인 내년 워싱턴DC에서 다시 만나 동맹 발전 방향을 심도 있게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한일 정상도 이날 양자 회담을 통해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대응과 한미일 간 안보협력 강화를 위해 협력해 나가자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한미일 정상회담 결과와 관련해, 북한의 7차 핵실험 감행시 “3국 차원의 잘 조율된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에 대비해 3국 정상이 구체적 대응 방식에 대한 작업을 지시했다면서도, 그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14일 3국 정상회담 결과와 관련해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키로 한 것은 향후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문홍식 한국 국방부 부대변인 : 3국 가운데 일방에 유리한 쪽으로 논의가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모두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한미일 3국이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해 탐지하는 정보가 발사 원점이나 방향 등에 따라 상이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이날 한미일 공동성명 기조와 관련해 대북정책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것이란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통일부는 이번 공동성명이 북한 도발에 대한 단호한 대처와 함께 평화롭고 외교적인 해결을 위한 대화의 길이 여전히 열려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가 밝힌 기존 대북정책의 연속성 위에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