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정상회담 취소에 북 무역간부들 크게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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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음 달 12일로 예정되었던 미북정상회담이 무산되었다는 소식에 중국 주재 북한 무역간부들은 크게 실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과의 친분을 지나치게 과시한 것이 미국을 자극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관련 소식 손혜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중국 심양에 주재하는 한 북한무역대표는 25일 ‘조미정상회담이 취소된 소식을 들었느냐’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질문에 “어젯밤에 인터넷에서 뉴스를 통해 알았다”며 “조미정상회담만 잘 마무리 되면 꽉 막힌 무역이 재개될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앞일이 진짜 아득하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더 놀라운 것은 조국(북한)에서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한 바로 그날에 미국 대통령이 회담을 취소했다는 것”이라며 “오늘 아침 무역대표부에 출근한 상주대표들은 모두 할 말을 잊은 채 무거운 표정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최고존엄이 40일 간격으로 두 차례나 중국을 방문하면서 조-중 관계가 눈에 띄게 풀렸지만 우리 무역일꾼들은 미국과의 회담이 잘 되기만을 학수고대 하고 있었다”며 “솔직히 말해 조-중 무역이 완전히 풀리자면 그 핵심 열쇠는 중국이 아니라 미국이 쥐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앞날이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오늘 점심 식사자리에서 한 무역일꾼은 가까운 상주대표에게 우리가 중국과의 친분을 너무 과시하고 미국의 도움 없이 경제 발전을 할 수 있다고 큰 소리 친 것이 미국을 자극한 게 아니냐고 조심스럽게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단둥에 주재하는 한 무역대표는 “어제 조국에서 국제기자들을 초청하고 공화국의 핵시험장을 폐기한 것은 미국과의 협상이 절실히 요구되기 때문이었다”면서 “중앙에서는 오는6월부터 석탄수출이 재개되니 준비하라고 지시한 걸 보아 조미수뇌상봉의 성과적 개최를 의심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조미수뇌상봉이 취소되었다는 소식이 주민들에 알려지면 최고존엄의 위상이 손상 되어 분위기가 어수선해질 것 같다”며 “지금 우리 조선은 경제문제로 격앙된 민심부터 안정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에 반드시 미국과의 회담을 성사시켜야 할 입장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오랜 기간 중국에 상주하고 있지만 올해처럼 정세가 급변하는 시기는 처음이라 정신 바짝 차리고 정세에 대처해야 할 것 같다”며 “만약 미국과의 수뇌회담이 성사되지 못하면 무역은 더욱 침체될 것이고 나도 머지않아 귀국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