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을 연기하거나 안할 수도 있다고 말한 것은 북한에 대한 경고인 동시에 북한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미국의 불신을 반영한 것이라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 부차관보는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트럼프 대통령이 22일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북 정상회담이 연기 혹은 취소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은 북한에 경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최근 남북 고위급 회담을 한미 군사훈련을 이유로 취소하고 성명을 통해 미북 정상회담 취소 가능성을 언급한 발언과 행동에 경고하기 위한 것이라는게 리비어 전 부차관보의 분석입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북한에 그들의 행동과 말에 결과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한 것입니다. 그들은 말과 행동에 매우 조심할 필요가 있고 그렇지 않는다면 미북 정상회담이 위험에 처해질 수 있다고 경고한 것입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리처드 부시 선임연구원은 2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연기 가능성 발언은 미북 정상회담에서 자신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자신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보다 미북 정상회담을 더 원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는 겁니다.
부시 연구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김정은보다 (미북정상) 회담을 더 원한다는 이미지를 없애고 싶어합니다. 그렇게 되면 김정은이 협상에서 우위에 서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협상력을 다시 찾기위해 협상 전술 차원에서 회담 연기 가능성을 언급한 것입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끌어낼 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미국 조야에 지배적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미국 카네기 국제평화 재단의 제임스 쇼프 선임연구원은 2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미국은 그동안 한국, 중국으로부터 간접적으로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말을 많이 들어왔지만 직접적인 말을 들은 것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접촉 외에는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쇼프 연구원은 하지만 북한이 최근 남북 고위급 회담을 취소하고 성명을 통해 미북 정상회담 취소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북한의 의도에 대해 미국인들의 의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쇼프 연구원: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매우 하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다른 행정부 관리들은 북한의 궁극적인 의도가 무엇인지를 두고 조심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 역시 미국의 대다수 한반도 전문가들은 미북 정상회담의 가치와 효요성에 의심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이 회담을 통해서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할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 저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준비가 됐다고 믿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북한은 핵개발에 많은 것을 투자해왔습니다. 국제사회에서의 고립과 제재, 압박을 견뎌내며 수십년 간 핵무기를 계속 개발했습니다. 이것은 북한이 핵무기에 얼마나 집착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부시 연구원 역시 10년 전만 해도 당시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와 같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외교로 북한 비핵화를 달성할 수 있다는 생각이 컸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미국 전문가들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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