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극초음속 미사일’에 전문가들 엇갈린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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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북한의 신형 고체연료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와 관련해 한국의 전문가들은 엇갈린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3일 관영매체를 통해 전날 김정은 총비서가 현지지도한 가운데 신형 중장거리 고체연료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화성포-16나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매체는 “새로운 이 무기체계의 첫 시험발사는 2계단 발동기의 시동 지연과 능동 구간에서의 급격한 궤도변경 비행방식으로 속도와 고도를 강제 제한하면서 극초음속 활공비행 전투부의 활공 도약형 비행궤도 특성과 측면기동 능력을 확증하는 방법으로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권용수 국방대 명예교수는 5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한의 올해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이 과거와 다른 것은 연료가 고체연료로 바뀐 점, 2단 추진체를 사용한다는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를 통해 보다 빠르게 기동해 신속히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고, 향후 미국 하와이, 알래스카 등에 대한 직접적인 타격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것입니다.

권용수 국방대 명예교수: 2단 극초음속미사일 기술이 제 생각에는 어느 정도 상당한 수준이라고 생각하는데 1차적으로는 괌 정도를 타격할 수 있다고 보지만 궁극적으로는 알래스카나 하와이까지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자 노력할 걸로 보여요.

권 교수는 북한이 둥펑-17(MRBM), 둥펑-27(IRBM, ICBM) 2종류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운용하며 반접근지역거부(A2AD) 전략을 채택하고 미국 본토에 대한 직접 타격역량도 확보하고자 하는 중국과 유사한 전략을 따라갈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권 교수는 또 “현재 능력으로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요격하기 제한된다”며 “만약 북한 주장대로 측면기동까지 성공했다면 한국에게는 심각한 위협”이라고 말했습니다.

장영근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군 당국이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끝까지 추적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북한은 시험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 비행거리가 1,000km라고 주장했지만 한국 합참은 분석 결과 사거리가 600여km였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3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글을 통해 군 당국이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이 활강 비행한 마지막 400km를 탐지ㆍ접촉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합참 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2단 엔진 연소 중 비행방향을 변경했다고 주장한 내용은 과장된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에 대해서도 장 센터장은 북한의 주장이 사실일 가능성을 열어놓았습니다.

장 센터장은 마지막으로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이 측면기동을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지금으로서는 요격이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이 주장하듯 극초음속 미사일이 측면기동을 한 모습이 충분히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번에 북한이 공개한 탄두가 지난 1월에 쏜 ‘원뿔형’이 아닌 ‘글라이더형’ (Delta Wing HGV)임에도 불구하고 각도 변화 등 기동성은 되레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입니다. ‘글라이더형’ 탄두는 원뿔형보다 비행궤도를 더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양욱 연구위원의 말입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이번에 발사한 각도를 보고 있으면 2022년 발사 때보다 각도 변화가 더 작아요. 각도 변화가 이전 발사보다 못한 거예요. 그래서 이런 부분을 봤을 때는 저 상태로 실험 성공이라고 이야기할 수 없는 것입니다.

양 연구위원은 극초음속 미사일 요격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금 수준이라면 요격이 가능하다”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한국 합참은 3일 “북한의 이번 발사는 신형 고체 극초음속 미사일의 첫 시험발사로 개발 초기 단계 미사일의 비행성능 시험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의 발표를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