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대의원들, 최고인민회의 안건 및 결과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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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의 제14기 최고인민회의를 앞두고 대의원들이 이번 회의에서 어떤 결과를 도출해낼 것인지에 초미의 관심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역사상 처음으로 대의원 자격이 아닌 김정은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를 소집하고 연일 경제관련 행보를 보이는데 대해 대의원들은 어떤 의제가 등장할 것인지 궁금해 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에서 최고인민회의는 명목상으로 나마 헌법상 입법권을 가지며 국내외 정책을 수립하는 주권 기관입니다. 오는 11일 개최되는 14기 최고인민회의에는 대의원 자격이 없는 김정은위원장이 어떤 안건을 상정하고 어떤 결과를 도출할지 간부들은 물론 대의원들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중국에 출장 나온 평양시의 한 소식통은 7일 ‘최고인민회의에 참가하는 대의원들이 모두 평양에 도착했냐’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질문에 “제14기 최고인민회의에 참석하는 대의원들이 월요일(8일)까지는 모두 평양에 도착한다”면서 “평양역에 도착한 대의원들은 백대버스(일본 총련이 선물한 100대 버스)를 타고 양각도 호텔과 서산호텔 등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지금 대의원들속에서는 이번에 진행되는 최고인민회의에서 무슨 안건이 상정되고 정책변화가 어떻게 결정될지에 대해 초미의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역사상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으로 선거되지 않은 최고지도자가 대의원 투표로 정책을 결정하는 최고인민회의를 소집하는 사례가 처음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번 회의에서 김일성시대처럼 주석제가 새로 나오지 않겠냐고 추측하는 대의원들도 있다”면서 “지금까지는 대외적으로 공식적인 국가수반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으로 되어 있어 조미수뇌회담처럼 중요한 회담에 공식적인 국가수반 대신 최고존엄이 나가는 전제국가의 이미지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지금 조미수뇌회담의 실패로 국제사회의 경제제재가 풀리지 않고 국내외 정세가 복잡한 시국에 14기 최고인민회의가 개최되는 건 특별한 의미가 있다”면서 “이번에 각 지역의 연합기업소 지배인들이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으로 많이 선거(선출)된 것을 보면 경제를 살리기 위한 획기적인 정책이 나올지 대의원들 자신이 상당히 기대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나 우리나라 최고인민회의는 대의원들의 뜻이 반영된 투표로 예산과 정책방향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위에서 다 결정해놓고 대의원들은 형식상 거수기 노릇이나 하는 기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이었던 한 탈북자는 “북한에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은 로보트(로봇)나 같다”면서 “회의가 시작되기 전부터 대의원들은 당선전선동부로부터 최고인민회의에서 지켜야 할 행동 준칙과 김정은이 들어오면 만세와 박수치는 연습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출신 탈북자의 말 : "북한은 일당독재의 나라에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은 명색뿐 간부사업권도 없어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 위원장도 아무 권한이 없습니다. 로보트나 같아요. 최고인민회의에서 예산집행을 하거나 정책결정을 할 때 최고인민회의 대의원들은 맹목적으로 대의원증을 치켜 들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