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노넨 “서방 시리아 공습, 북에 강력한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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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에 따른 미국 등 서방세계의 시리아 공습은 북한에도 강력한 압박의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국제원자력기구 전 고위 관리가 지적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차장을 지낸 미국 민주주의 수호재단(Foundation for Defense of Democracies)의 올리 하이노넨(Olli Heinonen) 선임고문은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시리아 공습은 북한에도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 서방세계의 공습은 시리아와 시리아를 도운 나라에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시리아가 행동을 바꾸고 협상에 합의하길 바랍니다. 이번 공습은 북한에 일단 (비핵화) 합의를 하면 그것을 이행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분명히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시리아 공습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를 반복적으로 위반하고 비확산 의무를 저버리는 국가는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점을 미국과 영국, 프랑스가 합동작전을 통해 보여줬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 북한이 합의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본보기를 보여준 것입니다. 지난해 4월 시리아에서 발생한 화학무기를 사용한 민간인 공격에 미국이 대응한 이후에도 시리아는 수 차례 더 화학무기 공격을 감행했지만 유엔 안보리는 대응하지 않았고, 시리아 휴전체제감독을 위한 공동기구(Joint Inspection Mechanism) 구축 합의에도 진전이 없었습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따라서 이번 시리아 다마스쿠스의 과학연구 센터와 군 기지 등에 대한 정밀 타격은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에 대한 ‘적절한 시기의 적절한 응징’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미북 대화에 앞서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당사국이 추구하는 ‘비핵화’란 무엇인지에 먼저 합의를 한 후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나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1992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에 기반을 두고 단거리, 중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까지 협상에 포함시키고, 평화협정 관련 협상 단계에서는 한국에 대한 재래식무기 공격 가능성까지 차단해야 한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의 전문가단은 지난 2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2012년부터 2017년 초까지 시리아에 화학무기 생산에 필요한 물자를 수출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스팀슨센터의 윤선 선임연구원은 시리아 공습은 "미국이 군사적 행동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판단한다면 이를 단행할 의지와 능력이 있다"는 점을 북한에 보여줬지만, 그럼에도 북한은 핵에 더욱 의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도 외교적 방법이 실패할 경우 미국의 대북 예방타격 가능성을 고려해 북한이 미북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를 수용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자신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습니다.

스웨덴 안보개발정책연구소(ISDP: Institute for Security and Development Policy)의 이상수 연구원도 이번 시리아 공격을 본 북한은 핵을 통해서만 정권의 안정을 담보할 수 있다는 생각을 더 강하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 연구원: 북한은 이전에 계속 이야기 했던 것처럼 리비아, 이라크 등이 핵을 포기했기 때문에 미국으로부터 공격이나 위협을 받았다고 더욱 강하게 생각할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 시리아 공격이 앞으로 미북 대화에 더 부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도 북한은 유고슬라비아, 이라크, 리비아 등이 핵을 포기했기 때문에 미국의 공격을 받았다는 기존 생각을 더욱 확고히 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북한은 2013년 개정 헌법에서 핵 국가로 선포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