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미국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는 북한의 핵 사용에 한미가 제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메세지를 줄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20일 한국의 통일연구원이 주최한 ‘북한의 핵교리 진화와 최근 핵확전 개념’ 토론회.
황일도 한국 국립외교원 부교수는 이날 행사에서 미국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가 북한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나쁘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미 전술핵이 재배치될 경우 북한의 전술핵 사용에 한미가 제한적 혹은 비례적으로 대응할 공산이 커지고 전선은 교착될 수 있어 김정은 체제의 생존 가능성이 재래식 전쟁의 경우보다 높아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황일도 국립외교원 부교수 : 북한이 전술핵을 전선에서 쓰고 미국이 저위력 핵탄두를 전선에 있는 북한 부대를 향해 쓴다면 북도 남으로 내려오기가 힘들어지고 남도 북으로 올라가기가 힘들어집니다. 이렇게 되면 전쟁이 벌어지고 북한이 전술핵을 쓴 상황에서도 북한은 김정은 체제나 김정은의 목숨을 지키는 데 성공할 수 있게 되는 가능성의 단초가 열리는 거죠.
황일도 부교수는 그러면서 북한의 핵 사용에 대한 한미의 대응이 제한적이거나 비례적일 수 있다는 메세지를 줄 수 있는 조치는 최대한 삼가고 전술핵과 전략핵 사이에 문턱이 없다는 사실을 강조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전술핵이라도 사용한다면 그 다음 상황은 통제될 수 없고 비례적일 수 없다는 메세지를 줘야 한다는 견해입니다.
이날 토론에 나선 김정섭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북한의 도발 수위와 상관 없이 한미가 대량 전략핵 보복을 하겠다는 메세지가 억제로서의 신뢰성이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이 공해 상 또는 사람이 많이 살지 않는 지역에서 전술핵을 터뜨리는 등의 시도를 했을 때에도 한미가 전략핵으로 대응하는 것이 실제로 적절한 것인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보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행사에서 북한의 전술핵 개발 목적은 실제 사용 보다는 여전히 억제를 통한 재래식 군사력의 열세 극복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김보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연구위원 : 여전히 핵무기 사용을 결정하는 정치 지도자들의 심리적, 정치적 거부감이 상당히 높습니다. 북한이 전술핵을 만들어 놓았다는 것은 사용 가능성에 대한 대비도 분명히 한다는 의미겠지만 저는 여전히 억제 쪽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전술핵을 한국의 전방 전력 보강 저지, 미 항공모함 진입 저지, 한미 연합군사 훈련 연기 또는 중단 유도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기자 이정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