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국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선언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인터넷을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한국의 선거와 민주주의를 알리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19일 서울에서 외신 기자설명회를 연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태 전 공사는 한국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하는 과정을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한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알리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북한에 이미 스마트폰, 즉 지능형 손전화를 비롯한 400만 대의 손전화가 보급된 것으로 알려진 점을 언급하며 언론과 인터넷을 통해 북한 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 북한 내 약 400만 명의 주민들이 손전화를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은 매일 디지털화되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런 북한 주민들에게 언론과 인터넷의 힘을 통해 닿을 수 있습니다.
태 전 공사는 해외에 체류하는 북한 주민들이 급여를 받으면 가장 먼저 마련하는 것이 스마트폰, 즉 지능형 손전화라며 북한 당국도 관영매체를 인터넷으로 해외에서 볼 수 있도록 게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해외에 체류하는 북한 주민들이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선거운동 과정을 접한 뒤 북한으로 돌아가 가족과 지인들에게 이를 전파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의 공산주의와 전체주의를 허물기 위해서는 언론과 인터넷의 영향력이 필요하다며 자신이 일종의 창구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한미동맹과 관련해서는 자유민주주의 등 양국이 공유하는 중요한 가치를 위해서라도 결코 양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 미국의 국회의원 등 입법자들에게 한미동맹이 '사업적 동맹'이 아니란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한미동맹은 동맹 그 자체를 위한 동맹이며 한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자유민주주의 등을 위해선 절대 양보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태 전 공사는 그러면서 만약 국회의원으로 당선된다면 미국을 방문해 현지 정치인들에게 북한 인권의 실상을 알리고 싶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한국의 국회의원 신분으로 미국의 상·하원 의원 등을 만나면 북한 문제를 더 직접적이고 효율적으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입니다.
이와 함께 북한 문제와 관련해 일본, 중국 등 이웃 국가들과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습니다.
태 전 공사는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이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지난해 한국 정부가 북한 주민 두 명을 강제 송환한 사건이 총선 출마의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한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동해상에서 나포된 북한 주민 두 명이 범죄자로 추정된다는 이유로 다시 북한으로 추방한 바 있습니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 누군가 강에 빠져서 살려달라고 외치고 있다면 그 상황에서 '이 사람이 범죄자일까? 구출해줘도 될까?' 이렇게 생각할까요?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인간이라면 당연히 먼저 구출을 하고나서 생각을 해야 하고, 이것이 인간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태 전 공사는 또 북한 정권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선거 출마를 막아야 한다는 일부의 목소리가 있다며 이는 북한 인권문제의 가해자 편을 드는 것으로 말이 되지 않는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북한 내 ‘코로나 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감염증 문제와 관련해선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습니다.
자신이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북한 내 외국 대사관과 국제기구 소속 인원들의 이동을 심하게 제한하고 있고 신형 코로나 실태를 조사해야 하는 WHO, 즉 세계보건기구 평양사무소 직원들조차도 발이 묶여 북한 당국이 주는 자료만 전달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습니다.
또 평양에도 병원은 있지만 알려진 대로 의료체계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상태라며 신형 코로나 확진자가 없다는 북한 당국의 발표를 믿기 어렵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내에서 신형 코로나가 확산되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북한이 요청하면 즉각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한국과 국제사회는 늘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