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의원들, ‘북 전술핵 훈련’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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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국회의원들이 도발 수위를 높이는 북한에 대해 규탄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다만 한미일 동해 합동훈련을 놓고는 서로 다른 입장을 보였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여당인 국민의힘의 주호영 원내대표는 11일 최근 북한의 김정은이 전술핵 운용부대 훈련을 지시하는 등 핵 위협을 고조하는 것과 관련해 “한 치 빈틈없이 치밀한 준비 대응을 하길 바라며 국회 국방위, 외통위에서 상황을 점검해 국민의 불안을 씻어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감대책회의에서 “북한의 도발이 점점 과감해지고 있으며 북한이 호전성을 드러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한미일 연합방어훈련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불안이 매우 높습니다. 이제 안보 책임은 정부 여당이 질 수밖에 없습니다. 한 치의 빈틈도 없이 치밀하게 준비 대응을 해주십시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0일 “최근 북한의 도발은 탄도미사일에 전술핵을 탑재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이제 북한의 핵 위협이 상시화됐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박 수석대변인은 “한미일 3국의 굳건한 공조를 통해 북한을 압박하고 협박을 통해 무엇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북한에게 분명히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의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표는 11일 긴급 안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북한의 행위를 반대하며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북한은 모든 도발을 즉각 중단하고 대화 테이블로 돌아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북한이 이틀에 한 번꼴로 미사일을 발사하고 곧 7차 핵실험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는데 민주당은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북한의 모든 행위를 반대하고 강력하게 규탄합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 자리에서 “동족인 한국까지 대상으로 하는 북한의 전술핵 훈련은 한반도 전체를 핵 전쟁의 공포로 몰아가는 일”이라며 “북한의 무모한 시도는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을 역임했던 이인영 민주당 의원 역시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북한이 빠른 시간 내 대화와 협상의 길로 나올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0일 “김정은이 ‘적들과 대화할 내용도 없고 그럴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고 밝힌 것에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안 수석대변인은 “김정은의 발언은 미국을 압박하려는 뜻으로 보이지만 벼랑 끝 전술로는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을 북한이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여야는 동해에서 진행된 한미일 3국 합동훈련을 놓고 상호 간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1일 “정부가 독도 근해로 일본 자위대를 불러 합동 실전 군사훈련을 강행한 것은 국방참사”라며 7일 밝힌 “한미일 군사훈련은 극단적 친일”이라는 주장을 이어갔습니다.

이에 대해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이번이 동해에서 처음 훈련한 것이 아니다”며 “한미일 안보협력이 왜 필요한지 등 기초적인 국제 정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비판했고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한미일 합동훈련은 문재인 정부 때 합의한 내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국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 함대는 2009년 7월 독도 해상에서 처음 합동훈련을 진행했으며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7년 8월과 9월 두 차례 미사일 탐지ㆍ추적 합동훈련이 이뤄졌습니다.

2017년 10월에는 한미일 국방 수장들이 만나 미사일 탐지 훈련의 지속적인 실시를 합의한 바 있습니다.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1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이재명 대표의 주장은 김일성의 ‘갓끈 전술’을 그대로 따르는 것 같다”고 비판했습니다.

갓끈 전술이란 한국은 미국과 일본이라는 두 개의 갓끈에 의해 유지되고 있으며 이중 하나만 잘라내면 갓이 머리에서 날아가듯 한국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북한의 대남전략입니다.

김일성은 1972년 김일성 정치대학 졸업식 연설에서 갓끈 전술을 강조했으며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에 의해 갓끈 전술의 존재가 한국에 처음 알려졌습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