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추석을 맞아 중국에서 일하던 무역 간부들이 귀국길에 올랐습니다. 대부분 명절 선물을 준비해 오는데 신의주 세관은 이 중 중국 월병을 단속, 회수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무슨 이유인지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주재 북한 무역 간부들이 추석 명절 앞두고 단둥-신의주 세관을 통해 귀국하고 있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중국 월병을 가지고 귀국하는데, 신의주 세관에서 단속하고 회수해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평안북도 무역기관에서 근무하는 한 소식통은 2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오늘부터 중국 료녕성 일대에 주재한 무역일꾼들이 추석을 쇠려고 신의주로 나가는 버스와 택시를 타고 귀국한다”고 전했습니다.
중국에 주재한 북한 무역일꾼들의 추석 명절 연휴는 추석 명절과 중국 국경절(10.1) 연휴를 합쳐 열흘로(9.29~10.8)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귀국하는 무역일꾼들은 평양과 신의주 무역기관 간부들이 많다”며 “이들 중에는 중국 월병을 가지고 오늘 오전 귀국한 간부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신의주세관에서 무역간부들은 중국에서 갖고 나온 물품에 대한 검열과 검역을 받았다”며 “이 과정에 세관당국은 지함(박스)으로 포장된 중국 월병을 전부 회수했다”고 전했습니다.
“당국이 신의주세관으로 중국 월병이 유입되는 것을 단속하고 회수하는 조치는 처음이다”는 것입니다.
코로나 이전 국경무역이 봉쇄되기 전까지 중국에서 귀국하는 북한 무역일꾼들은 추석 명절 때마다 가족을 위해 중국 월병을 갖고 귀국하면서 월병은 점차 북한 주민들에게 알려졌습니다. 둥근 달의 모양을 본 따 만드는 월병은 중국의 중추절, 즉 추석의 전통 음식으로 가족과 친척 간에 서로 선물하는 풍습이 있어 중국에 주재한 북한 무역 일꾼들의 귀국짐에도 빠지지 않는 것입니다.
그는 이어 “중국 월병이 점점 추석명절 음식으로 자리를 잡으며 평양에서도 월병을 사려는 주민이 늘어나자 중국에 주재한 무역일꾼들은 일주일 전부터 평양장마당에 넘겨줄 중국 월병을 지함(박스)으로 포장해 단둥-신의주 열차로 보내는 현상이 늘어나자 당국이 급기야 단속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같은 날 중국에 주재한 북한의 또 다른 무역일꾼도 “오늘 오전 신의주 세관으로 귀국한 무역회사 간부로부터 중국에서 사가지고 나온 월병을 세관당국이 회수했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신의주세관에서 중국 월병이 유입되는 것을 막는 이유는 월병은 우리나라 민족의 전통음식이 아니라 중국 전통음식이므로 평양을 비롯한 전국 시장으로 중국 월병이 유통되는 것을 통제하라는 당국의 조치가 내려왔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 당국이 민족전통의 음식을 앞세워 중국 월병이 유입되는 것을 봉쇄한 것은 추석명절 맞으며 평양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빵과 과자 등을 더 많이 팔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한편, 평양 주민들의 추석 명절 제사상에 오르는 음식은 햇곡식으로 지은 이밥과 송편, 산적(편육을 계란물에 입혀 붙인 전), 과일, 물고기, 검은 나물 등이었으나 최근에는 송편 대신 중국 월병이나 평양에서 생산한 빵을 놓는 주민도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에디터 이현주,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