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 비핵화에 대한 시간표(timeline)를 정하지 않겠다고 말해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북 간 추가 논의에 앞서 시간표를 설정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합리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25일 미국 CNN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두 정상 간 합의를 달성하기 위해 신속하게 전진하는 데 전념할 것"이라며 “두 나라 사이에 40년 간 긴장관계가 이어진 이후 바로 구체적인 비핵화 로드맵, 즉 청사진을 기대한다는 것은 너무 이르다”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하버드대학의 존 박 케네디스쿨 선임연구원은 지난 미북회담에서 합의된 비핵화에 대한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에서 나올 수 밖에 없는 당연한 발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북한 비핵화 협상 역시 대부분의 협상과 마찬가지로 큰 틀의 합의사항을 먼저 도출한 후 세부적인 사항은 추후 회담에서 논의하는 수순을 따른다는게 박 연구원의 설명입니다.
박 선임 연구원 : 폼페이오 장관의 말은 싱가포르 회담에서 나온 합의문과 관련한 실제적인 세부사항에 대한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이는 초반에 합의사항에 대한 견해를 내놓고 나중에 구체적인 사항을 논의하는 전반적인 절차의 일부입니다. (I think it seems to indicate that there needs to be more discussion in terms of the actual details related to Singapore's joint statement. And this is a part of the overall process where the idea is laying out the agreement in the beginning then working on the details.)
특히 비핵화와 같이 복잡한 사안에 대해 협상 초기부터 시간표를 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박 연구원은 덧붙였습니다.
다만 박 연구원은 현재 미북 실무진들 사이 추후 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대화가 계속 오가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폼페이오 장관이 조만간 평양을 방문해 비핵화를 구체화하기 위한 논의에 나설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이 말하는 시간표, 즉 타임라인을 마감 시한과 혼동해서는 안된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미국 사회과학원(SSRC)의 리언 시걸 동북아안보협력 국장은 미국이 북한 뿐 아니라 누구와의 협상에서도 미리 마감 시한을 정하지 않는다며 시간표를 미리 정해놓고 논의를 시작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시걸 국장 : 상호 주고받기식 조치에 대한 시간표는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특정 마감시한이나 날짜를 고정하는 시간표는 말이 안됩니다. (Timeline that sets of reciprocal steps makes some sense. But timeline that fixes deadline or date doesn't make sense.)
시걸 국장은 북한이 당장 핵시설과 핵물질에 대한 정보를 미국에 넘긴다 하더라도 기록 및 시설물을 검토하는데만도 2~3년이 걸리는 방대한 작업인 만큼 폐기(dismantlement)까지 포함하는 완전한 비핵화에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그 누구도 정확히 알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