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 “북 ‘동창리’ 카드로 원하는 것 얻지 못할 것”

0:00 / 0:00

앵커: 최근 북한의 동창리 발사장 재건 행보에 국제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미북 간 비핵화 협상에서 북한이 협상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동창리 카드, 즉 협상 지렛대를 꺼낸 것이라는 미국 전문가 의견이 나왔습니다. 또 북한이 만일 미사일이나 위성발사 관련 도발에 나선다면 미국의 징벌적 조치만 초래할 뿐이라는 분석입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랜드(RAND) 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 연구위원은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최근 재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동창리 발사장에서 위성 시험발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베넷 선임 연구위원 : 북한은 탄도미사일 시험 중단을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탄도미사일 시험인 위성 발사시험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북한 정권이 국제사회의 대응없이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다시 한번 시험해보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It seems very clear that they are trying to do a space launch, which is effectively a ballistic missile test in many ways, despite the fact that they promised not to do a ballistic missile test. So, I think this is just a regime trying one more time to see how far they can go without outside reactions.)

그러면서 그는 북한이 동창리 재건 행보에 대한 국제사회의 부정적 여론이 매우 강하면 위성 발사시험을 취소할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국제사회의 반응이 미지근할 때는 이를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북한의 이러한 행보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치는 오직 대북제재 강화 등 징벌적 조치일 뿐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협상 상대로부터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한채,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유리한 입지만 확보하려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최근 북한의 동창리 발사장 재건 움직임이 2차 미북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지렛대를 얻으려는 의도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북한은 과거에도 정치, 경제적 보상을 얻기 위한 도발을 감행해 한반도 긴장을 조성함으로써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로부터 자신에 유리한 반응을 유도해온 ‘부정과 기만’(denial and deception)의 정권이라는게 그의 설명입니다.

그는 또 북한이 동창리 발사장에서 위성 및 미사일 발사 실험을 준비하고 있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면서도 실제로는 감행하지 않음으로써 핵∙미사일 실험 중단(freeze)을 잘 이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려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번 동창리 재건 행보에 대해 미국이 북한에 유리한 방향으로 반응할 것으로 생각한다면 오판(miscalculation)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 : 북한이 위성 발사나 미사일 실험, 또는 로켓 추진체 실험 등을 단행하는 것이 미국으로부터 자신에 유리한 반응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는 매우 잘못된 판단일 것입니다. (If they think that conducting satellite launch or any kind of missile or rocket engine test will cause a favorable reaction from the United States, North Korea is going to be very mistaken.)

아울러, 미국평화연구소(USIP) 프랭크 엄 선임연구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동창리 발사장 재건 의도와 관련해 북한이 키리졸브 연습 및 독수리 훈련 등 주요 한미 연합훈련이 축소, 대체된 것을 ‘간판만 바꾼’ 훈련이라고 비난한 점을 주목했습니다.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과 한미 연합훈련 중단은 ‘동결 대 동결’(dual freeze) 조치였던 만큼,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 중단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인식해 위성 발사시험을 단행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는 또 동창리 발사장 재건이 미북 간 현재의 외교적 진전 수준에 불만이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미국이 대북제재를 완화하지 않으면 새 길을 모색할 것이라고 언급한 사실을 상기시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