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북, 대남·대미 강경기조 지속...핵 위협 노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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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정부는 북한이 전술핵 공격 훈련을 반복하며 위협 수위를 고조시키는 가운데 대남·대미 강경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12일 한국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

한국 통일부는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을 빌미로 소형 핵탄두 공개, 여러 종류의 탄도미사일 및 신형 무기 도발을 지속하며 핵 위협을 노골화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지난 7일부터 엿새 째 남북 연락통신선에 응답하지 않은 채 대남·대미 강경 기조를 지속하고 있다”며, 이는 지난 2021년 10월 4일 통신선 복원 이후 약 1년 6개월 만의 일방적 차단이라고 보고했습니다.

북한은 권영세 한국 통일부 장관이 전날 유감을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날도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선 정기 통화에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11일 권영세 한국 통일부 장관의 말입니다.

권영세 한국 통일부 장관 (지난 11일):한국 정부는 이러한 북한의 일방적이고 무책임한 태도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이는 결국 북한 스스로를 고립시켜 더욱 어려운 지경에 처할 수밖에 없을 것임을 강력하게 경고한다.

통일부는 북한 도발에 당면해선 강력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북한 핵개발 및 도발에 대한 실효적 억제 역량 강화에 집중하겠다며, 도발에 단호히 대처하고 대북제재·압박 조치를 실질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억제·단념·대화’의 총체적 접근을 강화해 북한이 대화로 나올 수밖에 없도록 전략적 환경을 조성하는 노력도 병행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른바 ‘담대한 구상’ 분야별 이행계획을 구체화해 북한이 호응해 나올 경우 즉각 비핵화 과정이 진전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는 설명입니다.

북한이 중국·러시아와 밀착을 강화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습니다.

중국과는 주북 중국대사 부임과 정상 간 친서 등을 통해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러시아에 대해선 지난 1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담화를 통해 지지 입장을 재확인했다는 것입니다.

앞서 김 부부장은 지난 1일 관영매체를 통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일방적으로 지지하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이 같은 움직임으로 볼 때 향후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인적 교류와 교역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북한 내부적으로는 김정은 추대 11주년, 김일성 생일 111주년 등을 계기로 체제 결속과 치적 선전에 부심하고 있다며, 22년 만의 조선기자동맹대회 개최 등을 통해 사상통제 기조도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향후 정책 추진방향과 관련해선 “북한인권 증진 노력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앞으로 유관기관과의 체계적 협력을 통해 최근 발간한 ‘2023 북한인권보고서’ 등 북한인권 실상을 국내외에 적극 홍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권영세 한국 통일부 장관은 이날 캐나다 상·하원 의원 6명을 만난 자리에서도 “한국 정부는 북한 비핵화 못지않게 인권 문제를 중요시하고 있다”며 지난달 말 인권보고서 발간 및 공개가 이 같은 기조의 일환이라고 거듭 확인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박진 한국 외교부 장관은 이날 올해 70주년을 맞은 한미동맹에 대해 “한반도 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그리고 그 너머에 있는 지역의 평화와 안정 확보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 장관은 국제교류재단(KF)과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벨퍼샌터가 개최한 ‘제4차 한반도 안보 서밋’ 축사에서 “미국과 한국은 자유, 민주주의, 인권 등 보편적인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어 세계적인 포괄적 전략 동맹인 한미가 양자 차원에서 많은 일들을 해왔다며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확장 억제력 강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 개발 자금 차단을 위한 북한 암호화폐 탈취 대응 등 양국 간 안보 분야 협력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또 “한국과 미국은 앞으로 70년, 그 이상 지속될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며 “이 같은 맥락에서 젊은 세대와 미래 지도자들은 한미 협력관계가 가져다주는 실질적인 이득을 더 잘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박 장관은 “약 2주 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인도·태평양 정상으로서는 처음으로 미국을 국빈 방문한다”며 “이번 방문을 통해 양국 지도자가 동맹 70주년을 공동으로 축하하고, 지금까지 달성한 모든 것을 반영해 미래를 위한 명확한 비전을 설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