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당국이 남한으로 날려보낸 오물풍선 소식을 접한 주민들 중 일부는 국가의 위상을 떨어뜨린 '수치스러운 행태'라는 지적을 내놨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지난 달 말부터 대량의 오물풍선을 남한으로 살포한 소식이 북한 내부에도 퍼지면서 일부 주민들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4일 “여기(북한)에서 오물 풍선을 보낸 사실이 퍼지고 있다”면서 “대부분 오물풍선 살포는 국가차원에서 자초한 수치스러운 행위라고 비난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우리(북한)가 남한으로 오물풍선을 보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면서 “일개 국가가 풍선에 담배꽁초와 파지, 분뇨 등 오물을 담아 보냈다는 사실을 믿기 어렵다는 분위기”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만약 오물 풍선을 보낸 것이 우리(북한) 국가가 한 일이 맞다면 조선사람으로서도 망신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4일 “요즘 국경인근 주민들 속에서 오물풍선 얘기가 돌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에서 남한에 똥 오물을 풍선에 담아 수백 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오물풍선 소식을 들은 (일부) 주민들은 ‘기가 막힌다’, ‘저열한 작태’라며 오물풍선 살포에 나선 당국을 비난하고 있다”면서 “외부의 진실을 담은 USB가 담긴 대북풍선이 남한에서 날아온다고 그에 맞서 오물풍선 살포에 나선 당국의 처사에 얼굴이 뜨겁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이번 대남 오물풍선 살포 소식이 퍼지자 남한에서 보내오는 대북풍선에 대한 관심이 오히려 더 높아지는 분위기”라면서 “정권유지에 위험한 치명적인 사실이 (대북풍선 속 USB나 전단지에) 담기지 않고서야 오물까지 모아 (남한에) 살포할 하등의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8일 밤부터 10여 시간에 걸쳐 오물을 매단 대형 풍선 260여개를 남쪽으로 살포한 이후 2차로 지난 2일 오후까지 720여개의 오물풍선을 살포했습니다.
북한은 최근 한 대북인권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도발’로 규정하고 지난달 26일 “휴지장과 오물짝을 살포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습니다.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달 2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배포한 담화에서 대남 오물풍선이 “인민의 표현의 자유”라며 “대한민국 정부에 정중히 양해를 구하는바”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