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북한이 오물 풍선 수천 개를 살포하고, 이에 대해 한국 정부가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에 나서는 등 남북관계가 크게 경색되면서 혹시 모를 군사적 충돌에 대한 한국인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한국에서는 북한의 오물 풍선을 주의하라는 경보가 문자 메시지를 통해 시민들에게 전달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평소 한반도 안보 문제에 대해 걱정하지 않았던 한국 국민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는데요.
특히 이들 메시지는 사건에 대한 자세한 내용 없이 주의만 당부하고 있어 불안감을 키운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경기도 의정부시에 거주하는 한 30대 여성(신변보호를 위해 익명 요청) 5일 자유사이방송(RFA)에 ‘북한 대남전단 추정 미상물체 식별. 야외활동 자제 및 식별시 군부대 신고’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여주며, 혹시 모를 오물 풍선의 피해를 막기 위해 최근 열어뒀던 창문을 모두 닫아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20대 김정아씨는 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상황에 대한 설명없이 북한 관련 내용이 담긴 경보성 문자 메시지가 여러 차례 전송돼 크게 놀랐던 심정을 전했습니다.
김정아 씨 :되게 놀랐죠. 이게 문자 메시지에 북한 관련된 내용이 올 일이 없었는데 그동안은 사실 되게 너무 처음 보는 내용의 문자여서 정말 이러다 정말 잘못되는 건가 큰일이 일어나는 건가 이런 생각에 되게 순간적으로는 너무 충격도 받아 무슨 일 일어났는지 막 사태를 정확히 모르겠으니까 인터넷도 바로 찾아보고 그랬던 것 같아요.
김씨는 “그 동안 정부에서 발송한 문자 메시지는 대부분 실종 신고나 자연재해에 관련된 내용이었는데 ‘북한’ 관련 내용들이 전달되면서 큰 일이 벌어진 게 아닌가 놀랐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정상민씨는 최근 유사한 문자를 받아 확인했는데 과거 군대 시절의 기억이 떠오르면서 남자로서 ‘전쟁에 대비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합니다.
특히 북한과 마주한 접경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우려는 더욱 심각합니다.
접경 지역 주민들로 이뤄진 ‘평화와 연대를 위한 접경지역 주민·종교·시민사회 연석회의’는 3일 서울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정부가 탈북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방치해 접경지역 주민의 안전을 위협했다며 민간단체의 도발 행위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연평도 주민인 박태원 서해5도 평화운동본부 상임대표는 이날 발언문을 통해 “서해5도는 지난달 29일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북의 GPS 전파교란 때문에 조업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한창 바쁜 조업철에 남북 긴장 때문에 주민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앞서 북한은 지난달 29일부터 3일까지 1천 여개 이상의 오물 풍선을 한국에 살포했고, 이에 대해 3일 한국 정부는 남북 간 상호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 9·19 남북군사 합의의 전체 효력을 정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또 5일 한미 공군 전투기와 연합 훈련을 벌이면서 미 공군 B-1B 전력 폭격기를 통해 한반도 사격장에 합동직격탄(JDAM)을 투하했습니다.
최근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 살포와 GPS(위성항법장치) 교란 공격 등 최근 일련의 도발에 강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