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군이 월북 후 71일간 북한에 체류하다 지난달 추방 형식으로 풀려난 트래비스 킹 주한미군 이병을 탈영 등 8개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로이터 통신이 20일 입수해 보도한 소장에 따르면 킹 이병은 미국 군사 재판법에 따라 탈영 등 8개 혐의를 받게 됐는데, 탈영은 최대 5년 형을 받을 수 있는 중대 혐의입니다.
이 외에도 킹 이병은 아동 성착취물 소지와 제작 권유, 동료군인 폭행, 상관 명령 불복종, 주류 불법 소지, 거짓 진술, 경찰관 폭행 등의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킹 이병의 모친은 이날 성명을 통해 아들이 무죄 추정(원칙)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는 “아들을 잘 알고 있는데, 파병 기간 동안 무슨 일이 벌어진 것으로 생각된다”며 “육군은 캠프험프리스(평택 미군부대)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조사하기로 약속했고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킹의 가족 대변인 조나단 프랭크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탈레반 포로였다가 풀려단 탈영병 보 버그달을 변호한 프랭클린 로젠블라트(Franklin Rosenblatt) 변호사를 포함한 법률팀을 고용했다고 밝혔습니다.
버그달은 2009년 아프가니스탄에서 탈영했다가 반군 단체인 탈레반에 붙잡혀 5년간 갇혀있다가 협상을 통해 풀려난 전 미군 병장입니다.
아울러 킹의 가족 대변인에 따르면 킹 이병은 현재 텍사스주 포트블리스 기지 인근의 민간 수용시설에 구금돼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주한미군 법무관을 지낸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는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킹 이병의 변호사는 킹 이병의 정신적 질환과 북한에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달라면서 처벌을 완화해달라고 주장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스탠트 변호사 : 제가 군사법원에서 변호를 했을 때 지휘부가 병사를 제대로 대우하지 않았던 일을 찾아보곤 했습니다. 만약 병사가 술 문제가 있다면 지휘부는 병사가 치료를 받도록 보장했는지, 만약 행동에 문제가 있다면, 그들은 그가 정신 건강 전문가의 검사를 받게 해줬는지, 만약 집에 개인적인 문제가 생겼다면, 그를 집에 엄마나 여자친구를 만나러 가게 해줬는지 이런 부분입니다.
킹 이병은 지난 7월18일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다가 무단으로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북한으로 이탈했습니다.
킹 이병은 북한으로 넘어가기 전인 지난해 10월 서울 마포구에서 경찰 순찰차 문을 걷어차 망가뜨린 혐의로 올해 2월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은 바 있으며, 지난해 9월에는 한국인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벌금을 내지 않아 올해 5월부터 48일간 한국에서 노역하고 7월 풀려났으며, 이후 군의 추가 징계를 받기 위해 미국 텍사스주로 송환될 예정이었으나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지 않고 사라진 다음 날 JSA 견학 도중 월북했습니다.
북한은 킹의 월북 71일 만인 지난달 21일 그를 추방했으며, 당일 킹 이병은 중국에서 미국 측에 인도된 뒤 오산기지를 거쳐 미국으로 이송됐습니다.
지난 달 28일 미국에 도착한 킹 이병은 현지 군의료센터로 옮겨져 신체적∙정신적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일련의 검사를 받았습니다.
한편 미 육군은 킹 이병의 기소와 관련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요청에 20일 오후까지 답하지 않았습니다.
RFA자유아시아방송 조진우 입니다.
에디터 이상민, 웹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