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김정은, 협상 조기 추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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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보다 미북 간 협상이 앞당겨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한국 내에서 제기됐습니다. '김주애 후계자'설을 논하는 것은 시기 상조라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가 4일 개최한 ‘2024년 북한 정세 평가 및 2025년 전망’ 토론회.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지낸 노규덕 한라대 초빙교수는 이 자리에서 미북 대화가 조기에 추진될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노 교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이미 세 차례 만남을 통해 서로를 잘 알고 있다며, 미북 협상 시간표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와 달리 상당히 앞당겨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지난 2018~2019년 싱가포르와 하노이, 판문점에서 만난 두 사람이 탐색전에 많은 시간을 쓰지 않고 협상에 바로 돌입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입니다.

[노규덕 한라대 초빙교수] 김정은은 이미 트럼프를 행정부 1기 때 세 번 만났습니다. 그래서 누구보다도 트럼프의 협상 방식이나 속내를 잘 알고 있을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습니다. 트럼프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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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가 4일 개최한 ‘2024년 북한 정세 평가 및 2025년 전망’ 토론회. / RFA PHOTO

노 교수는 “북한이 과거에 비해 협상 주도권 경쟁에서 불리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협상이 추진된다면 완전한 비핵화보다는 핵 군축이나 동결을 추진하는 이른바 ‘스몰딜’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북러 밀착 상황에서 러시아가 미북관계 개선에 개입할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 군이 러시아에 대규모 파병을 감행한 상황에서 러시아의 개입이나 중재를 통한 미북관계 개선이 현실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두 연구위원은 북러가 지난해 맺은 신조약을 고려할 때 북한이 미국과 대화를 재개하기 위해 이전과 같은 자율성을 발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미북 대화는 김 총비서의 독단적 결심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책 공조가 필요하다”고 진단했습니다.

김상기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파병된 북한 군 철수 여부가 미북대화 재개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김상기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전략적인 최우선 과제가 러·우 전쟁 조기 종식이기 때문에 북한의 전쟁 개입 철회, 이것이 더욱 우선순위 의제로 올라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김 연구위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전략적인 최우선 순위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개입 철회를 의제로 올려 북한과 대화를 추진하고, 북한 군 철수와 조기 종전을 자신의 치적으로 삼으려 할 수 있다며 이같이 진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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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가 4일 개최한 ‘2024년 북한 정세 평가 및 2025년 전망’ 토론회. / RFA 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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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총비서의 딸 김주애와 관련해 후계자 여부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는 이 자리에서 김 총비서가 김주애를 내세워 자신이 미래세대를 중시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을 뿐이라며 이같이 진단했습니다.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 김정은이 연출하고자 하는 것은, 나는 김일성과 이렇게 다르다, 이렇게 친근한 어버이로서 예전과 다르게 행동하고 있다, 내가 핵 미사일을 개발하면서 이렇게 고생하는 것은 김주애 같은 미래 세대를 위한 노력이다, 이런 것들을 보여주려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곽 대표는 김주애가 아직 백두혈통 승계 과정에서 주어진 역할을 할 뿐 아직 주역이 됐다고 평가하기는 이른 단계라고 진단했습니다.

정준희 세종대 국정관리연구소 연구위원은 김 총비서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현장에 김주애와 동행해 외부의 시선을 돌리는 효과를 봤고, 후계자설을 언급할수록 이른바 ‘김씨 왕조’가 공고해질 것이라며 국제사회가 그에 대한 관심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선언한 ‘적대적 두 국가론’이 길게는 한 세대에 걸쳐 진행될 장기적인 노선 전환일 가능성이 크다며, 한동안 남북 협상이나 민간단체들 간의 접촉·교류가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