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은 자국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호적인 자세를 북한 체제를 인정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는 미국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습니다. 유지승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8일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민간 연구기관 '랜드연구소'에서는 올해 한미관계를 주제로 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Bruce Benett) 선임연구원은 최근 미북 간 상황이 다시 과거 냉전시대로 돌아가고 있다며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동북아시아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 : 북한은 체제를 유지하고 싶어하고 이에 대한 미국의 전략도 뚜렷하지 않습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 스스로 북한 체제에 대해 분명히 다시 생각해 봐야 합니다.
또 베넷 연구원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결코 인정해선 안된다면서 대북 경제적 압박이 북한을 협상장에 나오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 : 북한의 핵무기를 인정하면 이란을 포함한 다른 중동국가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날 함께 토론회에 참석한 미국의 데이비드 스트라우브(David Straub) 전 국무부 한국담당 과장은 이른바 '불량국가' 북한이 국제사회에 나와 정상국가로 인정받는 상황을 우려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우호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은 북한 스스로가 체제를 인정받는다고 오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스트라우브 전 과장 : 갑작스런 미국의 우호적인 태도에 북한은 체제를 인정 받았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국 대통령과 동등한 위치라고 착각할 수 있습니다. 이런 태도가 현재 한반도 평화를 흔드는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윌리엄 오웬스(William Owens) 전 미국 합참부의장은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중국은 북한과 친밀한 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있으며, 북한의 속성을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우호적인 대중 관계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 그리고 한반도 평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한반도 전문가들은 현재 한반도 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평가하면서 북한의 비핵화 전략을 점검해 봐야 할 시점이라는데 뜻을 같이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