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당국이 지난 토요일(2/26) 아침 러시아가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소식을 비공식적으로 당조직을 통해 당원들에게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당원은 물론 일부 주민들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무력 침공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주장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간부소식통은 27일“어제(26일) 도내의 각 지역당위원회에서 소속 당원들에게 우리의 혈맹인 러시아가 전쟁중이라는 소식을 알렸다”면서“러시아가 전쟁 중인 상황에서 국제정세가 매우 긴장하니 상시 동원 준비태세를 갖출 것을 요구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러시아의전쟁수행 소식은 중앙당의 지시로 각 도 당위원회에 하달되어 토요일 당원생활총화 시간에 산하 조직 당원들에게만 비공개로 전달되었다”면서“하지만 러시아가 이웃 독립국가인 우크라이나를 무력으로 침공했다는 사실은 덮어놓은 채 당원들은 언제든지 동원에 나설 각오로 준비된 태세로 생활하라고 주문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러나 당원들은 중국의 지인들을 통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이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으며 러시아가 무엇 때문에 우크라이나 침략을 감행했느냐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면서“당에서 왜러시아의 침공소식을비공개로전달하는지에 대해 궁금해 하는 당원들이 많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러시아가 이웃한 독립국가 우크라이나를 무력 침공한 데 대해 경악하면서 미국과 서유럽 나라들이 이에 맞서 군대를 동원하면 자칫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는 게 아니냐며 우려하는 사람도 있다”고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7일“러시아가우크라이나를 무력 침공해 전쟁이 시작되었다는 소식이 주민들속에 빠르게 번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어제 도내의 각급 단위와 공장 기업소의 당위원회에 전달된 중앙의 지시문이 해당 당위원장의 구두지시로 당원들에게 전해졌다”면서“당원들에게 러시아의 전쟁 시작소식을 전하면서 고도의 긴장상태를 유지할 것을 강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이번 지시는 단지 러시아가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내용에 그치지 않고 어떤 상황에서도 즉시에 전쟁에 돌입할 수 있는 만단의 전투준비태세로 임할 것을 주문했다”면서“이에 일부 주민은 차라리 이럴 바엔 전쟁이라도 터져 이 기회에 이 지긋지긋한 체제가 끝장나면 좋겠다는 과격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주민들은 러시아-우크라 전쟁소식을 접하면서그동안 독립국가 조선(북한)의 자주성과 내정간섭의 부당성을 수없이 되풀이 주장하면서 미국을 침략자로 비난해온 당국이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무력 침공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일지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8일에서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생하게 된 근원은 전적으로 다른 나라들에 대한 강권과 전횡을 일삼고 있는 미국과 서방의 패권주의 정책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공식 입장을 낸 것은 처음으로 앞서 외무성 측은 지난 26일 비슷한 논리로 러시아를 두둔하긴 했지만 당시에는 '리지성 국제정치연구학회 연구사'라는 개인 전문가 명의의 글을 통해서였습니다.
기자 김지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