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장교 “쿠르스크 전선서 북한군 사라져”

0:00 / 0:00

앵커 : 우크라이나 군 관계자가 북한군이 최근 쿠르스크 일부 전선에서 자취를 감췄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우크라 제 80여단 관할 크루스크 전선서 북한군 자취 감춰

우크라이나 제80공습여단(80th Air Assault Brigade), 일명 갈리시아 여단(Galician Brigade)의 페트로 가이다슈추크(Petro Gaidashchuk) 통신장교는 17일 보도된 우크라이나 매체 ‘라디오 NV’와의 인터뷰에서 “북한군이 여전히 일부 전장에서 목격되고 있지만, 우리 여단이 담당하는 전선에서는 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가이다슈추크 장교는 “1월까지만 해도 북한군이 전선 곳곳에 포진해 있었고, 특히 우리 여단 지역에서 활동이 두드러졌다”면서 “현재 우리 전선에서는 북한군의 움직임이 관찰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다만 “다른 여단들은 며칠 전까지 북한군과 교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가이다슈추크 장교는 북한군이 철수한 이유에 대해 “큰 피해를 입었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며 “왜 철수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미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전선 배치 북한군의 현황에 대한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 질문에 “우리는 지난 한두 주 동안 이 주제에 대해 논의했는데 그 이후로 바뀐 것이 없다”며 “이 밖에도 특정 우크라이나 부대의 전장 평가에 대한 언급은 자제한다”고 답했습니다.

앞서 지난달 27일 미 국방부의 한 관리는 RFA에 러시아군은 현재 우크라이나군이 점령한 쿠르스크 지역의 약 50%를 탈환했다며, 현재 북한군의 추가 파병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북한군 전선에서 철수 vs 완전 철수 아냐

최근 보도들도 1월 말 이후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던 북한군의 활동이 비교적 조용해졌다는 내용을 전했습니다.

당시 우크라이나 특수부대 대변인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군이 강제 철수한 것으로 보인다”며 수 주 동안 그들의 존재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30일 뉴욕타임스도 우크라이나 및 미국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북한군이 “전선에서 철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 역시 이달 초 북한군이 전투에서 물러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습니다.

영국 국방부는 북한군의 철수 배경에 대해 “전투 손실이 컸기 때문”이라며 “일시적으로 재정비 후 다시 배치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미 정보당국은 지난해 말 약 1만1,000명의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선에 배치됐으며, 이 중 약 4,000명이 전사하거나 부상당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15c6c6b9-1744-481e-9a8d-004ce9ec6305 (1).png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받는 북한군 추정 병사. [우크라이나군이 공개한 영상물 캡처] / 연합뉴스 (모자이크 RFA 자체 처리)

관련 기사

젤렌스키 “북한군 2~3천 명 러에 추가 파병 가능성”Opens in new window ]

“중국서 ‘위챗’ 통해 북 러시아 파병 소식 확산”Opens in new window ]

젤렌스키 “파병 북한군 다시 쿠르스크 전선 투입”Opens in new window ]

그러나 북한군의 존재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7일 “북한군이 쿠르스크 전선에서 '새로운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히며, 그들의 규모와 활동 정도는 불분명하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우크라이나 키릴로 부다노우(Kyrylo Budanov) 군사정보국장은 1월 말 우크라이나 매체 ‘더 워존(The Warzone)’과의 인터뷰에서 북한군이 쿠르스크 전선에서 활동을 크게 줄였지만, 이들을 배제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몇 가지 변화가 있는지, 아니면 단순히 몇 일간 활동을 줄였을 뿐인지 판단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며 “북한군이 완전히 철수했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트로이 스탠가론 월슨센터 한국역사·정책국장은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사상자에 대한 정확한 수치는 없지만, 모든 징후에 따르면 북한 사상자는 상대적으로 높다”며 “북한군은 러시아군과 협력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새로운 북한군이 투입될 때까지 그들을 최전선에서 철수하거나 다른 임무에 재배치하는 것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