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크라이나군이 동부 전선에서 북한제 자주포를 처음으로 무인기(드론)로 타격해 파괴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북한제 자주포는 170mm 주포를 장착한 M-1989 '곡산'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전선에서 사용됐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우크라이나 호르티차 동부군은 18일 사회연결망서비스 텔레그램을 통해 루한스크 지역에서 무인기를 운용하는 '네메시스 412 분리연대'가 북한제 M-1989 '곡산' 자주포를 공격해 파괴했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래 우크라이나군이 북한제 자주포를 무인기로 타격해 파괴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습니다.
호르치타 동부군이 이날 공개한 영상은 네메시스 412 분리연대가 야간 작전 중 무인기의 열화상 카메라로 곡산 자주포를 포착한 뒤 파괴하는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이 영상의 진위를 자체적으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이 자주포는 지난해 10월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처음 발견됐으며, 이후 11월과 12월에도 M-1989로 추정되는 북한 자주포가 러시아로 수송되는 모습이 공개된 바 있습니다.
이번에 파괴된 북한제 자주포는 170mm 포구경을 갖춘 장거리포로, 45kg 이상의 포탄을 40km 이상 발사할 수 있는 성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로켓 보조 추진체를 사용하면 54~60km까지 사거리가 늘어난다고 호르티차 동부군은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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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대는 우크라이나 동부 하르키우와 루한스크주 경계를 따라 주요 보급로가 있는 쿠퍄스크 주변 최전선을 순찰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루한스크 지역은 러시아가 지난 2022년 공식 합병을 선언한 4개 지역 중 하나입니다.
북한제 곡산 자주포는 러시아 제1근위 전차군을 지원하며 오스킬강을 건너 쿠퍄스크의 우크라이나군을 압박하는 작전에 투입됐다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크라이나 국방 전략 센터는 “러시아군이 쿠퍄스크 방향으로 공세를 강화했다”며 “오스킬강을 건너 토폴리 남서쪽 들판으로 진군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제 무기 취약점 들어나”
이번 공격은 우크라이나군이 북한제 무기에 대응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RFA 주간 프로그램 ‘한반도 신무기 대백과’에 출연하는 한국의 군사전문가 자주국방네트워크의 이일우 사무국장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제 자주포는 정차하고 발사를 준비하기까지 짧게는 7분에서 15분까지 걸리고 다시 접고 이탈하는 데 5분 안팎으로 소요된다”며 이 자주포가 생존성에 취약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 사무국장]원래 자주포라는 거는 움직이다가 사격 명령을 받으면 정차해서 쏘고 바로 이탈하고 이래야지 그 포병탄을 안 맞거든요. 대화력전이라고 하는데 포병들은 포탄을 쏘면 대포병 레이더로 그 포탄의 궤적을 역으로 추적해서 어디서 발사했는지 그걸 찾아요. 그래서 그 원점에다가 포격을 하는데 그걸 피하려면 쏘고 피하고 쏘고 피하고 이거를 계속해야 되는데 이 곡산이나 주체포는 그게 안 돼요. 그러다 보니까 굉장히 생존성에 취약한데 아마 이런 식으로 운영되다가 파괴된 게 아닐까 생각이 되고 있어요.
한편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18일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배치된 쿠르스크 지역에서 지난 6개월간 1만 6천여 명이 사망하는 등 4만 명가량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