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유엔군사령관들 “유엔사, 정전유지 외 한반도 평화구축 역할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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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직 유엔군사령관들은 앞으로 유엔군사령부(UN Command)가 한국전쟁 정전협정에 따른 정전 유지라는 기존 임무 외에 한반도 평화 구축과 유지에 더 많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빈센트 브룩스 전 유엔군사령관 겸 주한미군 사령관은 27일 한국전 정전협정 체결 67주년을 맞아 미국 민간단체인 주한미군전우회(KDVA)가 주최한 유엔군사령부의 역할에 대한 화상회의에서 유엔군사령부의 목적은 항상 동일하다고 밝혔습니다.

한반도에서 항구적 평화협정이 체결될 때까지 적대행위 중단을 유지하는 것이라는 겁니다. 북한군과 한국 및 미국군 양측이 정전협정을 준수하도록 하는 것이 매일의 임무라는 게 브룩스 전 사령관의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유엔군사령부는 정전 유지 외에도 남북한 그리고 미북 간 대화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브룩스 전 사령관: 유엔군사령부는 정전협정에 따라 군사분계선을 관할하고 있는데 남북한 대화를 위해 관련자들이 군사분계선을 통과할 수 있도록 허락하는 등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화 촉진을 돕고 있습니다.

그는 유엔군사령부가 관할하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2018년 남북정상, 2019년 미북정상이 만나 비공개로 회담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을 대표적인 예로 꼽았습니다.

이런 점에서 한반도 정전 상태가 항구적 평화로 이어지도록 하는 노력 가운데 유엔군사령부의 역할이 크다는 게 브룩스 전 사령관의 주장입니다.

이와 관련해 1953년 정전협정에 따르면(제1조 제9항 및 제10항) 군사분계선으로부터 남측 2km에 이르는 비무장지대에 대한 통제 권한 및 관할권은 유엔군사령부에 있습니다.

커티스 스카파로티(Curtis Scaparrotti) 전 유엔군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도 이날 화상회의에서 유엔군사령부는 한반도의 현재와 미래 갈등 해결에 국제사회가 함께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유엔군사령부에 소속된 18개국들이 군사적 뿐 아니라 경제적, 외교적으로 한반도 문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이런 점에서 유엔군사령부를 재활성화(revitalization)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엔군사령부 재활성화는 2018년 7월 유엔군사령부 부사령관으로 웨인 에어 캐나다 육군 중장이 취임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당시 그는 미국 출신이 아닌 최초의 유엔군사령부 부사령관으로 그의 임명을 기점으로 유엔군사령부가 주한미군사령부와 분리되는 상황을 넘어 '다국적군'화를 시작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웨인 에어 유엔군사령부 부사령관을 이어 미국 출신이 아닌 스튜어트 마이어 호주(오스트랄리아) 해군 소장이 임명되었습니다.

유엔군사령부는 한국전쟁 발발 뒤인 1950년 7월에 창설됐으며, 1953년 정전협정 체결 당시 한국군 59만 명을 포함해 17개국 총 93만 2천 964명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1978년 한미연합사령부 창설 뒤 유엔사의 역할은 정전협정 준수 확인과 관련 임무로 축소됐고 현재 한국을 포함해 18개 회원국으로 구성돼 있으며 유사시 유엔기를 들고 병력과 장비를 한반도에 투입할 수 있습니다.

한편, 북한은 유엔군사령부에 대해 유엔의 통제 밖에서 미국의 지휘에 복종하는 연합군 사령부에 불과하다고 비판해왔습니다.